“남북미 민간교류 물꼬 틀어야죠”

200여장 사진, 10개 영상 북 생생한 모습 전해

고려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이하 사진 이금주씨 제공>

“북녘 동포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북을 바로 아는 출발점입니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평양, 개성, 판문점을 방문했던 중학교 교사이자 통일민중활동가 이금주 씨의 방북 이야기가 JNC TV 인터뷰를 통해서 소개됐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이 씨는 ‘매사추세츠 코리아 피스 캠페인’ 공동 의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 동포 연대(Peace Treaty Now)’ 홍보부 특파원 자격으로, 북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해외동포들의 열망을 전달하고, 전 세계에 북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방북했다.

평양교원대학

이 씨가 공개한 200장이 넘는 사진과 영상 10개는 남북 민간 교류가 막힌 상황에서 현재 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손전화 앱으로 보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는 남측의 소식을 전하는 로동신문 8월 7일 자 기사, 차선별로 속도가 다른 려명거리, 자연박물관 주차장에 주차된 이층 버스, 남쪽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능라유원지에서 닭꼬치와 김밥을 파는 장면들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육아원(신생아부터 만 4세까지 고아, 미숙아로 태어난 신생아, 부모가 사정상 보살필 수 없는 아이, 세쌍둥이 등을 양육하는 시설)과 애육원(만 4세에서 5세의 아동을 돌보는 시설), 옥류아동병원, 류경 안과 종합병원과 류경 치과 종합병원에서의 실제 진료 사진, 문수물놀이장, 김책공대와 가상의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하는 평양교원대 사진과 영상 등은 발전된 평양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전해 주었다.

여행경비에 대한 질문에 이 씨는 “기본적인 경비는 교통비, 숙박비, 식비, 입장료 등이며, 호텔을 같이 쓰면 비용이 줄어들고, 또한 여행에 함께 하는 인원수와, 어느 곳을 가느냐에 따라서, 경비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교통비로 평양은 하루 25유로(약 30달러), 평양 밖은 1km당 1유로로 책정이 되어 있으며, 판문점 왕복을 400㎞로 잡아 교통비로 총 550달러를 지불했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여행하는 것보다 경비가 적게 들지만, 북한 동포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북한의 해외동포 원호위원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방북했다.

북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은 SNS 이용이 가능하다. 평양 보통강 호텔의 고려링크 회사에 가서 심카드를 사면, 휴대전화에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다. 심카드 구입 비용은 200달러에 50GB가 제공되며, 그 이후에는 250GB당 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이 씨는 300달러로 550GB를 구입했고, 카톡과 텔레그램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미국과 해외에 있는 평화운동가들과 수시로 소통했다. 인터넷 속도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

이금주 씨는 “판문점 갈 때 이용하는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아스팔트가 아니고 콘크리트라서 승차감이 약간 안 좋았지만, 2시간20분 정도의 여정 동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며 자세히 전했다.

고속도로는 왕복 4차선 그리고 왕복 2차선도 있었으며, 구간에 따라 붐비기도 했고, 아주 한산한 곳도 있다. 이정표는 자주 보였으며 속도 표지판도 있었고, 터널이 많이 있다. 휴게소도 있었는데, 커피, 차, 과일, 아이스크림을 팔았으며,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었다. 화장실 관리는 전반적으로 잘 돼 있었으며, 주유소는 눈에 띄지 않았다.

미식가(美食家)이기도 한 이 씨는 북한의 음식 재료가 신선했고 유기농이었으며, 자극적인 재료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음식 맛이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외부 관광객에게 식사 비용은 부담이 없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현지 특산품으로 이루어진 음식들의 향연인 개성 만찬의 경우, 삼계탕, 소적쇠구이, 문어 수케, 해파리냉채, 인삼 무침, 청포묵 냉채, 개성 약식, 개성 약과, 개성 김치, 송이버섯 구이, 대동강 맥주와 소주 등을 이 씨와 운전기사, 안내원, 개성인민위원회 관계자 1명을 포함 총 4명이 먹었는데 22달러 정도 나왔다. 그리고 식당이나 상점에서 발행한 프린트된 영수증에는 세금 항목이 없었는데, 안내원에 따르면 북한에는 세금이 없다.

이 씨는 북한 주민들과 나눈 대화도 소개했다. 대동강변에서 배드민턴 치는 노인들과 대화를 했는데, 북한은 보통 남성은 60세, 여성은 55세 정도에 은퇴를 하며, 아침마다 동네의 은퇴한 분들과 함께 매일 아침 배드민턴을 친다고 밝혔다. 강변에서 소일거리로 낚시를 하는 70대 노인들은 “붕어를 말려서 튀겨 먹거나 손주들 도시락 반찬으로 쓴다”고 전했다.

려명거리 안에 있는 장마당 통일시장도 방문했던 이 씨는, 상인들이 싫어하고, 장마당 사진들이 외부에 유포되어 북의 사회와 체제를 좋지 않게 표현하여 악용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안내원이 불허해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장마당은 수천평 되는 넓은 공간에 매대가 빽빽이 들어섰으며, 걸레, 전자기기, 옷, 신발, 손선풍기, 나사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이다. 상인들은 갓 잡은 싱싱한 돼지고기라며 약 2kg의 돼지고기가 3달러도 안 된다고 권하기도 하는 등 자신의 물건을 팔기 위해 적극적으로 호객하는 모습이었다.

능라유원지에서

특히, 농산물처럼 자립경제로 자체 생산이 되는 품목은 신선했고, 종류도 다양했다. 장마당의 활기찬 모습은, 북한의 경제가 국제제재로 어렵지만 내수시장(內需市場)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금주 씨는 “이번 방북이 남과 북, 그리고 해외 동포와 북의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고, 북을 바로 알고, 남북평화와 화합의 분위기를 촉진하는데 기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조건이 되는 분들이 자주 방북할 것을 권했다.

또한 그녀가 보고 온 곳이 지방이 아닌 아주 번화한 평양이 아니냐는 주위의 질문에, “북한이 잘 살고 못 사는 것에 초점을 두지 말고, 북녘 동포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북한 바로 알기의 출발이 아닐까. 어려운 조건에서도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북한 동포들의 삶의 모습을 보다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자연박물관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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