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불교지도자과정 3강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남북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통일비관론이 넘실댄다. “그래도 통일은 좋은 것”이라는 김진환 국립통일교육원 교수의 설득력 있는 강의가 20일 조계사 불교대학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총재 진우스님)의 8기 민족공동체 불교지도자과정 3강으로 마련됐다. 김진환 교수는 ‘경험이 주는 협력의 가치와 미래 비전’ 제하의 강의에서 한머리땅(한반도)의 지정학적 정체성을 다양한 사례로 규명해 나갔다.
‘길 위의 통일학자’를 자처하는 김 교수는 도라산 역과 가덕도 외양포, 울릉도 러일전쟁 전적지 등을 직접 답사(踏査)하며 근현대사속에 담긴 이야기를 명쾌하게 풀어내 공감을 얻는 모습이었다.
그는 “가덕도 외양포는 러일전쟁 당시 일제 해군 주력부대의 탄약고와 군막사 자리가 있다. 한반도가 얼마나 저들에게 중요했길래 러시아 전쟁을 준비하면서 부산 앞바다 섬까지 끝장냈을까. 대륙강국과 해양강국은 공히 한반도를 탐냈다. 오늘의 남북 분단은 '부러진 칼'이요, '끊어진 다리'”라며 분단의 의미를 곱씹었다.
김진환 교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비극은 저들이 각각 ‘칼’ 또는 ‘다리’로 삼으려는 강한 원심력(遠心力)에 의해 초래되었다. 주변 강대국들이 끌어당기는 원심력에 버티기 위해선 피겨 페어 스케이팅처럼 잡은 손을 놓지 않는 구심력(求心力)이 필수다. 구한말 이래 우리가 구심력을 발휘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머리땅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원심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분단은 폭력과 고통의 뿌리다. 남북이 두 손을 맞잡았을 때 폭력과 고통은 줄어들었다. 노무현 정부 5년간 남북군사충돌로 다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남북 분단은 주변국들에게 안심을 준다. 만약 연결되면 칼이 될까 두렵고 다리 노릇할까 두렵다. 통일은 커녕, 남북 협력조차 어려운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불교와 불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98년부터 10년간 금강산 관광으로 193만명이, 2007년부터 16개월간 개성관광으로 11만명이 방문했을 때 불교는 한걸음 나아가 북녘에 ‘부처님 마음을 심고 왔다’고 말한다. 금강산 신계사 복원과 개성 영통사 복원이 그것이다. 불교 문화유산 복원을 통해 민족의 자존감을 높인 것이다.
문화재 환수의 남북협력은 더욱 극적이다. 일제가 야스쿠니 신사로 가져간 북관대첩비(함경북도 길주)를 2005년 남북이 힘을 모아 환수(還收)했고 그 여세로 이듬해 도쿄대학에 보관하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도 본래 자리(還至本處)로 돌아왔다. 2004년엔 고구려 고분벽화를 공동연구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쾌거(快擧)도 올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남북은 잡은 손을 서로 놓기 시작했다. 폭력과 고통이 재연되고 있다. 김진환 교수는 “우리가 만들 미래의 모델은 통일을 향한 남북협력이 되어야 한다. 평화를 향한 강한 구심력을 확보해야 한다. 통일을 위해 가고자 하는 두 개의 실체(남과 북)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저는 항상 통일을 꿈꾼다. 절대 포기 못한다. 통일에 대한 비관주의와 평화공존에 대한 이상한 낭만으로 최악의 통일을 생각하지 말라. 최악의 분단을 생각하라. 통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절실함으로 강의를 맺었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北보건의료변화와 남북협력의 미래비전 (2024.8.20.)
엄주현처장 민추본 불교지도자과정 2강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2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