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시장 건립계획 즉각 중단하라”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 계획을 밝혀 불교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강력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종교차별로 큰 시련을 겪었던 불교계의 분노가 예사롭지 않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스님)는 28일 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이승만기념관 건립계획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서울시장 등 선출직 공무원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2022년 7월 시민에게 개방된 송현광장(사진)은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게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 △ 시민과의 약속대로 송현 녹지 광장을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할 것 등을 요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하여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해방 이후 한국을 ‘기독교 국가 만들기’에 앞장서며 종교갈등을 조장했다고 평가받는 인물로 1946년 3·1절 기념식, 1948년 5월31일 제헌의회 개원식, 1952년 8월15일 대통령 취임식 등에서 기독교 국가 건설을 표명했다. 또한 국가 요직 인사에 모두 기독교인 일색으로 임명하고 적산 사찰을 개신교계에 불하하는 등 기독교 우선 정책을 펼쳐 비판받아왔다.
한 네티즌은 “이러저러한 역사적 평가를 떠나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기독교 국가로 만들려고 한 대통령입니다. 게다가 불교계의 자정노력을 무시하고 비구-대처간 대립을 조장하기도 했다. 건국전쟁 영화를 비롯해 최근 기독교계 뉴라이트 학자들에 의한 이승만 칭송과 세우기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이승만은 가짜 독립운동가, 제주4.3학살, 줄행랑치고 한강다리 폭파, 최악의 독재자다. 나라가 물구나무 서도 유만부득(類萬不得)이지, 이승만기념관을 경복궁 옆에 세운다니 분노를 금할길이 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한편 노컷뉴스는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 29일 오후 10시 현재 반대가 60.03%, 찬성이 39.81% 를 압도하고 있다.
* 이승만 기념관 건립, 어떻게 생각하세요?
https://m.nocutnews.co.kr/news/610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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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성명서 전문
지난 2월 23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9일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과의 비공개회담 후 시민사회와 불교계의 거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있음을 공개한 것으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임명직 공무원뿐 아니라 서울시장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선출직 공무원인 서울시장이 국민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여 분열을 유도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난 2022년 7월 시민에게 개방되고,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을 믿었다. 그러나 시민과의 약속을 깨고 이곳에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이번 발언은 상식적으로 시민과 불교계를 우습게 여기는 몰상식한 행위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하여는 역사의 평가가 이루어지겠지만, 그가 종교 방송 설립과 군종 장교 제도 도입 등에서 특정 종교에게만 특혜를 주고 불교와 천도교 등 민족종교를 차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정화淨化 유시로 불교계 분열을 일으켜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점은 용서하기 어렵다.
이번 이승만기념관 건립 문제는 이제까지 서울시가 저질러 온 행태에 대하여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오세훈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 오세훈 시장은 시민과의 약속대로 송현 녹지 광장을 시민을 위한 광장으로 조성하라.
-. 위와 같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강행할 경우 우리는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와 관계 단절을 포함하여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경고한다.
불기2568(2024)년 2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