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 첫날 ‘세계의 수도’ 뉴욕시장에 취임하는 빌 드블라지오(53) 신임시장이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을 찍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2009년 국내외를 돌며 펼쳐진 ‘대한국인(大韓國人) 손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대한국인 프로젝트’는 1909년 일본제국주의의 앞잡이 이토 히로부미(伊騰搏問)를 처단한 대한독립군 안중근 참모중장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범국민적 행사로 진행된 것이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교수의 기획으로 시작된 ‘대한국인 손도장’은 서울 및 전국 광역시, 마라도, 독도는 물론. 미국 뉴욕,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하얼빈, 일본 다이린지(大林寺), 레바논 동명부대 등을 순회하며 3만2천여명이 손도장을 찍어 기념비적인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뉴욕에서는 추석맞이 민속대잔치 행사장에서 많은 한인들은 물론, 일부 미국인들도 참여했다.
또한 공연차 온 브라운아이드걸즈와 리쌍, 길, 정인 등 유명가수들도 합류하는 등 미국속에 안중근 의사 손도장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눈길을 모은 것은 뉴욕시 공익옹호관 당선이 사실상 결정된 빌 드블라지오 브루클린 시의원의 깜짝 등장이었다.
그는 함께 자리한 케빈 김 시의원 후보로부터 일본제국주의와 싸운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거사(擧事)를 전해 듣고 손도장을 찍게 돼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당시 1000인분 비빔밥 시연회에도 참여해 직접 비빔밥을 만들며 파안대소(破顔大笑)하기도 했다.
미주류정치인으로 유일하게 ‘안중근 손도장’을 찍은 그는 당시에도 유력 정치인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정계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1월 5일 시장선거에서 무려 73%의 지지율로 공화당 조셉 로타 후보를 물리치고 20년만에 처음 민주당 출신 뉴욕 시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 소수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드블라지오 시장은 아내가 일곱 살 연상의 흑인이자 동성애자 출신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선거기간중에는 ‘다문화가정’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흑인헤어스타일의 고교생 아들 단테와 함께 출연한 캠페인 광고가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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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엔 약물중독으로 고통을 겪는 10대들을 위해 대학생 딸 키아라가 고교시절 마약치료를 받은 사실을 고백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뉴욕대와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억만장자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의 12년 시대를 마감한 주역이라는 점에서 2014년 새해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안중근 손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인들은 반색을 하고 있다.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 시민모임) 백영현 공동대표는 “새로운 뉴욕시장이 우리 한인들과 함께 안중근 의사 손도장을 찍었더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얼마전 일본의 아베 측근이 안중근 의사를 감히 범죄자라고 망언(妄言)을 늘어놓았는데 드블라지오 시장의 동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꾸짖는 또다른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중근 손도장 프로젝트는 중국 하얼빈의 경우 안 의사의 조카며느리인 안노길(당시 96세) 선생이 참여했고 일본 미야기현에서는 투옥된 안 의사를 감시했던 간수의 후손도 참여한 바 있다.
가로 30m, 세로 50m의 ‘안중근 손도장’ 대형 걸개는 안중근 의사 거사일인 10월 26일 광화문 KT 건물 외벽에 걸려 11월 8일까지 전시됐으며 현재 독립기념관에 소장돼 있다.
서경덕 교수는 “안중근 손도장 프로젝트는 미국의 링컨, 인도의 간디처럼 여러 나라의 ‘위인’에 손색없는 우리의 국가적 영웅들을 널리 알리자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면서 “특히 뉴욕에서는 유력 정치인을 비롯한 미국인들이 많이 참여해 행사 취지가 널리 전파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 등 세계적인 매체에 아베 비판 광고를 게재해 화제를 모은 그는 “앞으로 안중근의사 손도장 대형걸개를 활용한 홍보전략은 물론,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영웅들을 전 세계에 알리는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Bill de Blasio (born Warren Wilhelm, Jr.)
<드블라지오는 누구인가>
http://en.wikipedia.org/wiki/Bill_de_Blas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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