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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간호사 안기숙씨”

글쓴이 : 노정훈 날짜 : 2013-12-03 (화) 14:04:04



“아기 환자들을 정말 이뻐했어요. 밤샘 근무하고 출퇴근만 2시간 가까이 걸려도 항상 미소짓는 따뜻한 간호사였습니다.”




 <사진= 안기숙씨 페이스북>



뉴욕통근열차 사고가 일어난 1일 뉴욕주 오쓰닝(Ossining)의 선샤인 아동병원(Sunshine Children’s Home and Rehab Center)의 간호사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안기숙(35) 씨가 밤샘 근무를 마치고 타고간 바로 열차였기 때문이다. TV로 사고 속보가 전해지는 가운데 그녀와는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발 무사하기만을 빌었지만 그날 늦게 사망한 네명중 한사람이 그녀라는 무정한 소식이 들려왔다.




“모두 망연자실했어요. 사상자가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을거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선샤인 아동병원의 동료 공현옥(39) 씨는 2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비보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였다.

 


▲ 뉴저지 알파인에서 바라본 전경. 허드슨강 너머 멀리 뉴욕 스파이튼 다이빌역 사고현장이 보인다. 오른쪽 아래 누군가 추모의 꽃다발을 갖다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안 씨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30분까지 12시간반의 철야 근무를 마치면 고단한 몸을 이끌고 퀸즈 우드사이드에 있는 아파트로 퇴근하는 생활을 지난 1년간 계속했다.




집에 가려면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의 오쓰닝 역까지 가서 퍼킵시에서 내려오는 맨해튼행 통근열차를 탔다. 1시간 조금 넘는 기차여정 후엔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퀸즈 우드사이드의 작은 아파트에 닿는다.




낮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힘든 업무속에서도 그이는 늘 서글서글한 미소로 동료들에게 친절하고 아기 환자들에게 따뜻한 천사 간호사였다.

 

 


<사진=선샤인 아동병원 홈페이지>



공현옥 씨는 “제가 이 병원에 온게 지난해 10월이었어요. 안기숙 선생님은 그전부터 이 병원에서 틈틈이 실습근무를 하다가 11월부터 풀타임으로 일했어요”하고 말했다.




세명대를 수석졸업한 재원이었던 안기숙 씨는 한국서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2008년 12월 미국에 간호 인력을 연결하는 ‘퍼펙트 초이스’사에 의해 뉴욕에 왔다. 병원에서 실습 근무를 하면서 브롱스의 리먼 칼리지에서 2년 석사과정의 ‘NP(임상간호사)’를 졸업하는 학구열도 불태웠다.




첫 직장은 브루클린의 킹스카운티 메디컬센터였다. 소아과 간호사로 일하면서 선샤인 아동병원에서 파트타임 일도 하다가 1년전부터 이곳에서 풀타임 간호사로 밤샘근무를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미국에 와서 억척스럽게 일했지만 곧 영주권이 나온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사진=선샤인 아동병원 홈페이지>





선샤인 아동병원은 재활치료 등 장기 치료가 필요한 영유아와 어린이 환자 전문시설로 54개의 베드를 갖춘 아담한 병원이다. 한인간호사들도 10여명 근무하고 아름다운 조경의 정원과 어린이 놀이터를 갖춘 작은 호텔처럼 보이는 곳이다.



<사진=선샤인 아동병원 홈페이지>



이곳에서 안기숙 씨가 돌본 환자들은 태어난지 얼마 안된 영아부터 만 세 살까지의 아기 환자들이었다. 쳐다보기만 해도 예쁜 아기들이 몸이 아파 입원한 모습들은 그녀의 가슴을 시큰하게 했던 모양이다. 병원에서 ‘키숙(Kisook)’으로 불린 그녀는 아기들을 유난히 예뻐한 간호사였다.



<사진=선샤인 아동병원 홈페이지>

 



피겨스타 김연아를 자랑스런 한국인이라며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깔아놓고 어린 환자들에게 보여주곤 했다. 공현옥 씨는 “기숙 선생님이 제일 예뻐하던 세 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어느날 김연아 사진을 보여줬더니 ‘기숙’ ‘기숙’ 하며 김연아를 안 선생이라고 하는거에요. 김연아만큼 예쁘다는 뜻이겠지요” 하고 회상했다.




뉴욕=노정훈특파원 newsroh@gmail.com


<사진=선샤인 아동병원 홈페이지>



<꼬리뉴스>




선샤인 아동병원에서 촛불 추도모임




이날 선샤인 아동병원에선 오후 2시 직원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모임이 열렸다. “모든 사람들이 기숙선생님의 항상 웃는 모습을 기억하고 언제나 동료 간호사를 도와주려고 해서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군요. 유머가 없을 것 같은데도 유머감각이 있어서 종종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죠.”




국화꽃을 한송이씩 안기숙 씨의 사진 옆에 두면서 애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고인과 같이 했던 기억들을 모두가 한마디씩 돌이키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함께 많이 일했던 한 외국인 동료는 안기숙 씨의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 해 모두가 눈시울을 적셨다.




공현옥 씨는 “개인적으로 오늘 일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가슴으로 아파하고 위로한다는게 느껴져서 참 슬프면서도 따뜻한 하루였어요”하고 말했다.




그녀 역시 지난 1년 2개월중 1년을 밤근무를 같이 해 함께 아파하고 즐거워했던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한달전 공현옥 씨가 밤근무에서 낮근무로 바뀌면서 함께 마지막 밤근무를 하던 날이었다. 안기숙 씨가 케익을 사와서 동료들이 모여 격려하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그 추억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다.


 






“아직도 다시 못볼거라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 선생님이 없기때문에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는 것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 선생님을 아는 분이든 모르는 분이든 그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모든 분들이 그 선생님을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하기를 원합니다. 그 선생님이 정말 예뻐하던 아이들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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