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성료된 2013 한․러 평화통일포럼이 많은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이번 평화통일포럼의 실무 주역인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은 30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두개 국영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와 타스통신이 취재를 나왔고, 저명한 정치경제 시사주간지 블라스티, 이토기의 기자들도 참석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모스크바 코스톤 호텔 차이콥스키 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러시아’라는 주제로 열린 한·러 평화통일 포럼은 한국과 러시아의 학자와 정치인 등 15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통일과 러시아의 역할’을 심도있게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빈으로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비롯, 이석배 주러 정무공사,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 협의회장, 루슬란 가타로프 러시아 연방 상원의원, 마고메드카디 가사노프 러시아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고 한인사회 고려인사회, 러시아인 등 350여명이 참가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한․러수교 당시와 초기에 양국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톨로라야(루스키미르 이사장) 김영웅(구소련 연방의원역임, 극동연구소 연구원), 보론쵸프(러시아과학아카데미 한국학과 과장) 등 원로한국학 학자들도 참석하여 축하해 주는 모습이었다.
모스크바한국학교수협의회에서 이번 포럼을 대체수업으로 인정해 모스크바대와 고등경제대학, 국제관계대학, 국립언어대학 등 러시아 명문대의 한국학 전공 학생들이 교수들과 함께 참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한반도 평화통일정책에 관한 조언은 물론, 박근혜 정부의 대북 대러시아정책을 진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특히 러시아 학계의 관심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포럼 참여 학자들 섭외는 물론, 러시아언론사 초청과 인터뷰, 청중 참여문제 등 행사에 관련한 모든 것을 맡아 진행한 김원일 회장은 “처음에 150석의 탁자와 의자를 준비했는데 자리가 금방 다 차서 급하게 다시 150개의 의자를 준비했는데도 서서 포럼을 지켜본 청중도 많았다”면서 “행사가 모두가 만족스럽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립언어대 한국과 과장인 파할코바 교수는 “한국과 러시아학자들이 함께 모여 한반도평화통일을 함께 논의하는 이런 ‘열린 포럼’이 모스크바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이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또한 식전행사와 만찬시간에 K-팝 공연도 펼쳐져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고등경제대학 3학년 에카테리나는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특별히 관심이 많았는데 행사를 도우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러시아국영 국제방송인 ‘러시아의소리’와 인터뷰도 진행한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만나고, 한반도 관통 러시아 가스관 건설공사 준공식에서 함께 테이프를 끊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알렉산드리 제빈 제빈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장은 “6자 회담의 계속된 공전과 이에 따른 북핵문제 해결 지연, 주변 4대강국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개입을 하고 있지 않는 지금이 역설적으로 한국에게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한 러시아학자들은 이른바 ‘친한’ ‘친북’ ‘중립’으로 분류된 학자들이 모두 참석해 다양한 러시아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 것은 “박근혜정부가 대북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김원일 회장은 “한국에선 러시아학자들을 놓고 다소 자의적으로 ‘친한’이나 ‘친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저는 이분들을 다 같이 그냥 ‘친러’라고 말한다”고 뼈있는 지적을 했다.
김 회장은 “러시아학자들은 어떤 정책이 러시아에 이로울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에 따른 견해를 밝히는데 그것이 한국의 입장에 많아 떨어지면 성급히 친한인사로 규정하고 대우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어떤 학자는 발표한 글이 북한입장을 두둔하는 것 같으면 친북인사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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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김원일회장, 모스크바한인회장-호텔사업가-언론사운영 팔방미인 모스크바 한인회장직도 맡고 있는 김원일 회장은 모스크바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모스크바 뉴스’와 ‘모스크바 프레스’ 등 두 개의 한인미디어를 경영하는 언론인이기도 하다.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외국계신용카드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부친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사업을 물려받았다. IMF이후 새로운 사업과 인생방향을 모색하던중 모스크바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동생 김은희 교수(41)의 권유로 러시아와 인연을 맺게 됐다.
98년 시내 중심가에 있는 코스톤 호텔의 한개층을 임대해 호텔사업(코로스톤 플라자)을 시작한 그는 러시아어를 몰라 어려움이 많던 차에 공부를 하기로 결심, 2년동안 호텔경영을 접고 모스크바대학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2003년에 ‘현대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이란 주제로 학위를 받은 그는 내친김에 학업과 사업을 병행, 6년만인 2009년에 ‘20세기중반-21세기초 한반도 정치군사적 위기상황에서의 조정자로서의 러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등경제대학 교수인 아내 김 나탈리야 니콜라예브나 씨는 모스크바 대학시절 만났다. 슬하에 세딸과 아들 등 4남매를 둔 김 회장은 “아이들을 국적불명의 한국인이 아닌 세계화된 한국인으로 키우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러시아라는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적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한국어는 부국어(父國語) 러시아어는 모국어(母國語)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2011년 11월 26일 뉴스로 기사.
‘한-러 커플 순애보’ 김원일 모스크바한인회장-나탈리야 김 교수 http://newsroh.com/technote7/board.php?board=m0604&command=body&no=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