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막내도 그 학교를 나왔는데…”
13일 사상 최악의 총기참사가 발생한 코네티컷 뉴타운 초등학교에서 불과 800m 떨어진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현경숙씨는 끔찍한 비극(悲劇)이 믿겨지지 않는다는듯 몸서리 쳤다.
현경숙씨는 이날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뉴타운은 범죄가 거의 없는 도시다. 이웃끼리도 마음을 터놓고 지낼만큼 너무도 우호적인 곳인데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타운에서 8년을 거주한 현 씨는 3자녀중 현재 중학교 다니는 막내가 샌디 훅 초등학교를 졸업해서 더욱 충격이 컸다. 그녀는 “선생님들부터 학부모까지 대부분 잘 안다. 범인의 어머니도 아주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너무나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현 씨의 세탁소 앞길은 교통이 통제되지 않았지만 학교로 이어지는 길 입구부터 경찰이 완전 차단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에 싸여있다. 인구 2만7500명의 뉴타운은 코네티컷에서도 부자타운으로 알려진 곳이다.
주민 대부분이 아이리쉬계 백인들로 소수계에도 우호적으로 대하고 이웃끼리는 속사정을 터놓을만큼 평화로운 마을이라고 현씨는 전했다. 뉴타운에는 약 열가구 정도의 한인이 살고 있지만 총기참사가 발생한 샌디 훅 초등학교에 자녀가 재학중인 가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경숙씨는 “사건발생후 손님들도 거의 없지만 나도 떨려서 일을 못하겠다. 이제 열 살도 안된 어린아이들이 대부분 희생됐다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코네티컷한인회의 전문종 회장은 “코네티컷엔 뉴헤이븐과 하트포드 중심으로 약 3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데 뉴타운은 북쪽 카운티로 다소 떨어져 상대적으로 한인들이 적게 산다”고 전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총 28명 사망..용의자는 20살 애덤 란자
총기규제 목소리 커질듯
코네티컷 뉴타운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참사 희생자는 용의자와 어머니를 포함, 총 28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범행은 사망한 유치원교사의 아들 애덤 란자의 소행으로 당초 범행후 자살한 용의자가 형 라이언 란자로 알려졌으나 이는 착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뉴저지 호보큰에 거주하는 라이언 란자는 아버지와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희생자수에서 미국의 학교에서 발생한 역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두 번째이지만 무려 20명의 어린이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남을 전망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역대 총기난사사건으로는 1999년 4월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학생과 교사 등 15명이 사망했다.
또 2007년 4월 버지니아주 버지니아텍 대학에서 한인 학생 조승희가 3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역대 최다 인명피해(人命被害)를 낳았다.
최근 들어 캠퍼스에서 크고 작은 총기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이번 참사로 총기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