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전범기를 모티브로 한 전시회와 홍보포스터로 파문(波紋)을 일으킨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이 전시회가 욱일기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왔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의 최윤희 공동회장은 12일 MoMA 의 글렌 로우리 관장이 보내온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은 지난달 31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가 욱일기 컨셉 전시회를 홍보하는 포스터 제작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적인 철거(撤去)를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로우리 관장은 서한에서 문제의 요쿠 타다노리(橫尾忠則)의 작품이 전후시대의 비판적인 반응일뿐 일본제국주의를 찬양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로우리 관장은 “요쿠 타다노리의 강렬한 포스터 디자인은 때때로 욱일(Rising Sun)의 상징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작가에 따르면 그의 자극적인 상징은 가까운 과거(50~60년대)에 대한 자각(self aware)이자 비판적인 반응이며 과거 일본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단순한 찬양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대중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지만 귀하가 알아야 할 것은 MoMA 는 사설기관이기 때문에 뉴욕시로부터 시민의 세금이 포함된 일체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서 최윤희 회장은 “요쿠 다다노리의 작품으로 홍보 포스터를 만든 것은 ‘욱일승천기’ 아래 자행된 전쟁범죄 희생자들을 간과한 것이다. 예술의 이름으로 전쟁범죄를 미화(美化)하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교육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소중한 세금이 끔찍한 과거를 다룬 국수주의 예술가를 지원하는데 낭비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터 폐기를 요구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MoMA 올바른 역사인식 해야” 한인사회 쓴소리
MoMA측의 입장에 대해 한인사회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백영현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 대표는 “일본작가가 그렇게 변명한다해도 MoMA 처럼 권위있는 미술관이라면 전범기이미지에 대한 역사인식과 균형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 만일 나치상징이라면 작품전시와 홍보배너를 뉴욕한복판에 걸 수 있는지 말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一針)을 가했다.

<이상 사진= 김진곤특파원>
오는 17일 욱일전범기퇴출 평화울트라마라톤에 출전하는 권이주 울트라마라토너는 “MoMA 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번 마라톤에서 MoMA 앞에 오전 11시30분쯤 도착한다. 그때 많은 한인들이 나와서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전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타다노리를 비롯, 1950~1960년대의 일본 작가들을 다룬 MoMA의 전시회는 유니클로의 후원 아래 지난해 11월18일부터 2월25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MoMA) 6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