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플러싱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설날 퍼레이드가 예상되는 가운데 뉴욕의 상하원 정치인들이 설날을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해 줄 것을 뉴욕시정부에 촉구(促求)했다.
한인1호 선출직 정치인인 김태석 하원의원을 비롯, 상원의 대니얼 스콰드론 의원과 토비 스타비스키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인은 지난달 31일 플러싱 120초등학교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정치인들은 “설날은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 최대의 명절이며 뉴욕에서도 명절을 즐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설날을 휴교일로 지정하는 것은 아시안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태석 의원 등은 뉴욕주 하원과 상원에 각각 설을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토록 하는 법안(A276, S160)을 상정한 바 있다.
김태석 의원 등은 “뉴욕시 교육국이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안 학생은 전체의 15.42%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아시안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설날을 기념하려면 결석을 해야 한다” 지적했다.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는 설날에 빠지는 중국계 학생들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울 정도이다. PS130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설 결석률이 8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설은 이제 유대인 명절 못지 않게 휴교일로 지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립학교 설날 휴일 지정문제는 수년전 당시 뉴욕한인교사회를 이끌던 김은주 회장이 처음 제기한 이래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 등 뜻있는 인사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식 지정에 앞서 최윤희 회장 등은 설날이 일종의 종교적 기념일로 사전에 학교에 통보하면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며 설날 학교안가기 운동을 펼쳐 왔다.
그러나 학교 수업을 빠지는 것을 꺼리는 한인학부모들이 대부분이어서 호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하는 것이지만 뉴욕시 당국은 아시아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휴일이 많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접한 뉴저지의 경우 한인들이 많은 테너플라이와 클로스터 학군은 이미 수년전부터 설날이 공식휴일로 지정돼 학교를 가지 않는다.
뉴욕에서도 서서히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중국계인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이 연방의원으로 발돋움하고 한인사회에서도 마침내 숙원(宿願)인 선출직 정치인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뉴욕주 웨체스터의 학부모 한희영씨는 “유대계의 휴일이 곧 전체 학교의 휴일로 지정되기까지 유대인사회의 노력이 컸다고 들었다. 뉴욕 일원에 한인들이 50만명이 넘고 중국계는 그 배가 넘는데 아직도 휴일이 안된 것은 그만큼 우리 목소리가 작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2011년 한중커뮤니티 합동으로 설날 공립학교 휴일요구 캠페인
뉴욕한인사회는 2000년대 중반부터 설날을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지난 2011년엔 한·중 커뮤니티가 함께 이같은 요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설날을 하루 앞둔 2월 2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회장과 그레이스 맹 뉴욕주 하원의원, 폴린 추 중국학부모협회장, 존 리우 감사원장을 대표한 교사 출신 바바라 씨, 선한이웃선교회 김창열 목사, 한·중 학생 30여 명은 플러싱 PS 244 초등학교 앞에서 설날 공휴일 지정을 강력히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은 “이탈리안은 콜럼버스데이로, 유대인은 로션샨나 같은 유대인 명절로 휴교를 하면서 아시안은 최대 명절을 쉬지 못하고 학교에 가야 하느냐”고 부당성(不當性)을 강조했다.
최윤희 회장은 “아시안 고유 명절인 설날이 뉴욕시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돼야 하는 당위성은 분명하다”며 “설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