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사찰 뉴욕 원각사가 미주한국불교사상 최대 규모인 600만달러의 대작불사를 본격 가동한다.
4일 뉴욕원각사 큰법당에서는 회주인 정우 큰스님을 비롯, 주지 지광스님과 진양스님, 200여명의 불자들이 모인 이날 법회엔 이례적으로 인도의 소남 스님과 대만의 싱싱 스님 등 두분의 외국스님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불보사찰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정우 큰스님이 일년만에 집전한 이날 법회가 관심을 모은 것은 미동부 한인불자들의 여망이 담긴 대작불사가 숱한 어려움을 뚫고 준공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맨해튼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인 뉴욕주 샐리스베리밀즈에 위치한 원각사는 30만평의 광활한 면적에 그림같은 호수와 산을 끼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사찰이다. 지난 수년간 전통한국식 대웅전과 요사채 선방 등을 조성하는 대작불사를 추진한 원각사는 가장 난제였던 타운의 청문회와 인허가과정을 최근 통과했다.
주지 지광스님은 “대웅전을 비롯한 대작불사를 위한 중요한 허가사항 3가지가 모두 나왔다. 이제 건축허가에 따라 올리는 일만 남았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원각사는 지난해 미동부에서 가장 큰 8m 높이의 청동석가여래좌상과 부처님진신사리탑을 건립하는 등 대작불사의 한 축을 쌓았다. 내년 초 준공되는 대웅전은 77평, 요사채 및 선방은 75평 규모로 특히 대웅전은 강원도무형문화재 21호 홍완표 대목장이 원각사를 답사, 기초의 얼개를 잡아놓았다.
정우 큰스님은 “대들보와 서까래에 쓸 아름드리 나무를 캐나다나 서부 오레곤에서 마련하는 방법도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 미주 한국사찰의 이미지에 걸맞는 대웅전이 될 것임을 알렸다.
원각사를 미주한국불교의 대가람(大伽藍)으로 꾸미겠다는 포부의 정우 큰스님은 미국의 서부지역과 티벳, 인도 등지에서 한국사찰을 창건하는 등 해외에 한국불교를 선양하는데 많은 공력을 기울여 왔다. 이날 자리 한 인도의 소남 스님이 주석했던 북인도 히말라야의 설산사도 큰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 왼쪽부터 인도 소남스님, 정우큰스님, 주지 지광스님, 대만의 싱싱스님
정우 큰스님은 “척박한 미국 땅에서 원각사를 창건하신 숭산 큰스님과 법안 큰스님의 뜻을 잇는 여법한 대작불사가 되도록 모든 불자들이 한 마음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omin@newsroh.com
<꼬리뉴스>
100만달러 불사기금 쾌척한 벽안의 사업가
원각사 대작불사를 위한 600만 달러의 재원중 100만 달러의 불사기금을 희사한 벽안의 사업가가 있다.
의류사업가인 해리 두리틀 씨와 부인 방미숙씨는 지난해 6월 열린 대웅전 기공식에 참석, 첫 삽을 떼는데 동참했다.
미주한국불교 사상 최대액을 쾌척(快擲)한 두리틀 씨와 방미숙 씨는 ‘해리 & 미숙 두리틀 파운데이션‘이라는 자선재단을 설립해 평소 그늘진 이웃을 돌보는 등 공익 활동에 힘써 왔다.
두리틀 씨는 한국인 부인덕분에 평소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고 재정이 어려운 비영리단체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틀 씨는 80대 후반의 노구에도 이날 기공식 참석은 물론, 부처님 진신사리탑까지 직접 걸어가 탑돌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기자를 위해 두손으로 환히 웃으며 합장하는 포즈를 취해주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