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기분 너무 좋고요. 너무 행복하고요 이 무대에서 한번쯤은 한국말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죽이지?”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치고 있는 가수 싸이가 이번엔 미 전역에 생중계된 MTV 시상식에서 깜짝 한국어 소감을 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싸이는 6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2 MTV 비디오뮤직어워드에서 VIP게스트로 초대돼 한국인 최초로 시상자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이 울려펴진 가운데 싸이는 배우 케빈 하트와 함께 무대에 '말춤'을 추면서 등장했다. 노래가 끝난 뒤 케빈이 싸이를 '유튜브 스타'라고 소개하며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1억 조회 수를 돌파했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싸이는 돌연 한국말로 “기분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고, 이 무대에서 여기서 한 번쯤은 한국말로 해보고 싶었다. 죽이지?”라고 말해 식장에 모인 팝스타들과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어 케빈이 역시 한국말로 “미친 사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카메라는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몸을 흔들며 흥겨운 표정으로 싸이의 무대를 보는 모습이 포착해 시선을 끌었다. 케이티 페리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와줘. 강남스타일에 중독됐어(Help,I'm in a gangnam style k hole)”이라는 글과 함께 유튜브에 올려진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포스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싸이의 한국말 해프닝은 한국팬들에게 엄청난 기쁨을 선사했다. 네티즌들은 “싸이 정말 멋지다. 이런데서 한국말을 하다니..” “싸이는 진정한 한류스타다.”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며 감격어린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재미한인사회에서도 싸이의 한국말은 큰 화제를 모았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사는 김재원 씨는 “싸이가 MTV 뮤직비디오 어워드에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한국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그냥 짧은 단어도 하니고 소감을 저런 무대에서 한국말로 당당하게 하다니..정말 대단한 가수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 웨체스터에 사는 여고생 신윤아양도 “요즘 미국 친구들이 강남스타일을 따라하고 인기가 대단한데 싸이가 시상식에서 한국말을 하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 이제 미국 아이들한테 한국말을 가르쳐야겠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싸이의 한국말 K팝 위상 반영
2012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는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다. 전 세계 음악팬이 주목하는 VMA에서 싸이의 당찬 우리말 소감은 K팝의 위상을 말해주는 신호탄과도 같다.
당초 싸이가 시상식에 등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미한인팬들은 미국 유학 등으로 영어가 유창한 싸이가 어떤 말을 할 지 기대를 했었다. 최근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데프잼 레코딩스와 계약 하는 등, 본격적인 미국 팝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갖춘 싸이는 이번 무대 등장이 자신의 이미지를 심어줄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유창한 영어로 인상적인 멘트를 하는 대신 미국인들은 거의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한국말을 천연덕스럽게 했다.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비록 무슨 뜻인지는 몰랐겠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말을 들은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싸이의 말마따나 정말 ”죽이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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