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치면 강대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장애인체육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민족의 힘과 슬기와 용맹을 하나로 합쳐 세계로 앞서나갈 그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Paralympics)에 북측이 최초로 참가하면서 영국언론들을 비롯하여 서방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로저널이 북측 대표단 김문철 단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5일 가진 인터뷰에서 김단장은 북한의 장애인들에 대한 정책, 장애인 선수들의 활동 등을 중심으로 상세한 소개를 했다. 김문철 단장은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도 니R자. 인터뷰에는 유로저널 김훈 발행인과 노영애기자가 참여했다.
북측은 김문철 단장과 함께 리광선 서기장이 배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당 고위직 관리나 정부 공무원답지 않게 부드러운 인상을 풍기는 김 단장이 밝은 미소와 경쾌한 답변으로 취재진을 마음 편하게 해주었다.
북한의 장애인 정책과 선수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선 김 단장은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한 어휘의 수정에 대한 취재진의 양해 부탁에 기꺼이 응했다.
남북간의 어휘나 발음에 대해서는 고유명사를 제외하고 남측에 맞게 편집부가 정리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이번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에 북측이 최초로 참가했는 데, 북측의 입장에서 참가 의의가 클 것으로 압니다. 이에 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장애자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우리 대표단의 이번 경기대회 참가로 하여 온 세계는 공화국에서의 장애자사업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며 우리 장애자체육선수들과 체육관계자들은 보다 큰 목표를 가지고 나라의 장애자 체육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 북측 김문철 단장
-이번 제 30회 2012런던올림픽에서 북측 선수들이 금메달 4 개와 동메달 2 개를 목에 걸면서 북측 선수단의 선전은 전세계를 더 크게 놀라게 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오.
“이번에 우리 선수들이 세계신기록,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면서 우승하였는데 이것은 조선민족의 정신력의 과시이며 앞으로 신심과 낙관에 넘쳐 강성국가건설을 위해 힘차게 나가려는 우리 인민의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이번에 북측에서 몇 분이 참가하고 계십니까?
“올림픽대표단은 22명입니다. 참가자격을 받은 림주성를 비롯해 탁구, 육상, 역기선수, 각각 1명, 민족장애자올림픽위원회 분과협회 위원들, 장애자연맹 일군들과 장애자체육관계자들, 기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애인 올림픽 참가가 처음인 만큼 많은 준비를 하셨을 텐데, 그 내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2011년 12월에 국제장애자올림픽위원회에 성원으로 정식 가입신청한 때로부터 1년도 못되다 보니 준비는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자 체육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공화국 정부에서는 이번 우리 대표단의 올림픽참가를 위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해주었습니다.”
▲사진=SBS 뉴스 화면 캡쳐
-북측의 조선장애자연맹이나 장애자 체육협회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는 1998년 7월 29일에 창립되었습니다. 연맹의 사명과 임무는 공화국에서 모든 장애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며 장애자들의 정신적 및 육체적회복과 무장애환경의 수립, 장애방지에 기여하고 장애자들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공화국에서는 장애인의 인격을 존중하며 그의 사회정치적 권리와 이익을 건강한 일반인들과 똑같이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정책으로, 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미 2003년 6월 18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장애자보호법이 채택되었고, 2004년에는 이 법에 따라 중앙비상실장애자보호위원회와 도, 시, 군에 이르기까지의 각급 비상실장애자보호위원회들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조선장애자보호연맹사하에 조선장애자원아기금, 조선장애자후원회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조선장애자예술협회를 조직운영하도록 조치를 취해주었으며 최근에는 장애자들에 직업교육을 위하여 연맹산하에 장애자기능공양성반, 조선장애어린이회복중심을 조직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맹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속에서, 그리고 유럽동맹과 벨기에 국제장애인기구(HI Belgium), 스위스 국제개발협조국(SIDA), 스위스외무성 개발협조국(SDC), 주북 영국대사관, 주북 독일대사관, 영국어린이보호기구(Care for Children), 중국장애인연합회 등 여러 국제기구들과 정부기구들, 국제 푸른나무 문화복지재단을 비롯한 해외동포단체들과 동포인사들과의 협력 하에 장애자들과 원아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하여 왔습니다.
조선장애자체육협회는 2010년 1월 연맹산하에 조직되어 자기 활동을 시작하였는 바 체육활동에서 장애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고 체육활동에 대한 장애인들의 희망을 실현시켜주기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사명과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국내에서 장애자 체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2010년부터 해마다 장애인 및 아마추어 탁구경기를 주최하고 있으며 장애인전문체육종목의 발전을 위한 여러가지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숫자와 장애인 분류, 장애인 시설 등 북측의 장애인 현황이 어떻습니까?
“2011년 11월에 연맹이 진행한 제2차 장애자포본조사에 의하면 장애자비율은 5.8%입니다. 표본조사는 시력, 청력, 지체(사지), 정신(지능 포함), 복합장애의 5가지 분류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장애인 선수들의 수는 얼마나 되며 연습하고 있는 경기 종목 등은 어떤 종목들이 있습니까 ? 북측 정부 차원의 지원은 어느 정도입니까 ?
“조선장애자체육협회가 현재 힘을 넣고 있는 체육종목은 탁구, 수영, 육상, 역기 등이며 장애자선수팀에 망라되어 활동하는 선수는 수십 명입니다.
정부에서는 장애자체육의 발전을 위하여 체육협회 청사를 지어주고 사업조건을 보장해주고 있으며 장애자 전용 체육시설이 없는 조건에서 정상체육인들의 훈련장을 이용하도록 조치를 취해주었습니다. 앞으로 조선사람의 체질에 맞는 활쏘기와 사격 등도 해 볼 생각입니다.”
-장애인 선수들을 어떻게 지원해 주고 있습니까?
“현재 장애인체육선수들은 전문 체육단이 없는 것으로 하여 전문직업선수들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과 공화국 정부에서는 우리 장애자체육인들의 훈련조건을 마련해주고 할 수 있는 배려는 모두 다 최선의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유일한 참가선수인 수영의 림주성 선수가 어떻게 선발되고 준비된 선수인가요?
“장애자체육협회에서는 각 도, 시, 군 장애자보호위원회들과의 연계밑에 체육활동을 희망하는 장애자들속에서 소질이 있는 대상들을 선별하여 훈련을 주고 있는데 림주성 선수(17세)도 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되지만 혹시 알겠습니까?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경기성적에 앞서 장애인올림픽참가 그 자체가 더 의의가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국제 장애인 올림픽가족의 한 성원이 되었습니다.”
여섯 살 때 불의의 사고로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잃은 림주성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 북측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하여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으나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경기장을 꽉 메운 관중들로부터 열띤 박수를 받았다.
림주성 선수는 수영을 시작한 지 4 개월만에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39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50m 배형, 100m 자유형, 50m 자유형 등 3개 종목에 참가해 모두 10위권 안의 우수한 성적을 냈기 때문에 북측이 런던 장애인올림픽 대회 출전자격을 얻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를 비롯하여 서방언론들은 림주성 선수 이야기를 비롯하여 북측이 최초로 이 장애자올림픽에 참가하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뤄주고 있다. 림 선수는 어린 시절 음악 신동으로 불려서 피아노 특별학교에 갈 예정이었지만, 학교에 처음 등교하기 하루 전날 중장비 기계에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 임원으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측의 현정화 선수와 함께 남북 단일팀 우승 주역을 했던 리분희 전 탁구선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장애인올림픽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시고 있나요? 또한, 리분희 전 선수는 북측에서는 체육계나 각종 분야에서 어떤 활동이나 역할을 맡고 계신지요?
“리분희 전 탁구선수는 현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민족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 조선장애자탁구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계적인 장애자 체육의 발전정도를 이해하고 우리나라 장애자체육을 빠른 시일 안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설계하는 데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와 같이 단일팀을 구성하여 우승의 기쁨을 7,000만 한민족이 함께 나눌 수 있었듯이 북측,남측 대표팀이 아닌 우리 민족의 단일 대표팀 구성을 통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세계 각종 경기나 대회때마다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남북 단일팀이 구성되어 우수한 결과를 통해 우리 한민족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7,000만 한민족은 물론이고 750만 해외동포들에게는 우리 한민족의 자랑스러움에 엄청난 자긍심을 갖고 힘겨운 해외 생활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번 2012런던올림픽에서 남북 양측이 단일팀이 되어 참가했더라면, 금메달 개수가 17 개 이상으로 올라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이와같은 생각에 북측의 체육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선생도 잘 아시다시피 둘이 합치면 강대한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저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한다면 북남이 유일팀을 구성하여 국제적인 체육행사들에 출전한다면 조선민족의 슬기와 용맹을 떨치는 데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과 남이 공동으로 채택한 공동선언들이 실행되어 장애인체육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민족의 힘과 슬기와 용맹을 하나로 합쳐 세계로 앞서나갈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하며 저도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북측의 장애인 올림픽 대표단을 위하여 재영 한인 동포들을 비롯한 유럽 한인 동포 사회, 그리고 외부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정도인지요?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가 장애자올림픽대회에 참가한 것과 관련하여 많은 해외 동포들 속에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재영, 재미, 재캐나다, 재오스트레일리아 동포 등 많은 해외동포들이 사상과 정견, 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뜨거운 동포애정을 가지고 성심성의로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런던 한민족 교회와 북한어린이돕기(NKCR)등 여러 재영 교회들과 동포자선단체들, 개별동포들이 대표단을 위하여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재미동포 신영순씨를 비롯한 푸른나무 문화복지재단에서는 대표단 활동의 성과적 보장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와 벨기에 국제장애자, 주북 영국대사관과 영국어린이보호기구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들과 영국 정부, 자선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도 대표단의 이번 대회 참가를 적극 지원해주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올림픽참가를 적극 후원해준 여러분께 다시한번 우리 대표단의 이름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 참가를 통하여 북측 대내외적으로 기대하시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이번 참가가 우리 장애자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그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삶을 누려가도록 이해와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며 또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장시간 인터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럽에는 12만 한인동포들이 거주하면서 성실하고 근면한 자세를 통한 성공적인 정착 생활로 한민족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유럽 한인 동포들에게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 왼쪽부터 리광선 서기국장, 노영애 기자, 김문철 단장, 김훈 발행인
“대표단의 활동에 뜨거운 동포애로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신 해외동포 여러분들께 대표단 전체 성원들의 이름으로 사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장애자사업에 적극 협력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조국을 떠나 멀리 해외에 있지만 우리 민족의 슬기와 근면으로 사업에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저는 우리 동포들의 아낌없는 후원을 보면서 뜨거운 동포애를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족분단을 하루빨리 끝내고 북과 남, 해외가 하나가 되는 조국통일에 대하여 더욱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조국통일의 유일한 길은 북남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것 입니다. 우리 모두 손잡고 우리 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시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런던=노영애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유로저널(www.eknews.net) 제공
뉴욕 : 
파리 : 
서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