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단서가 없었고 그는 신발이 없었다.’(They were clueless he was shoeless.)
맨발의 홈리스의 가족들이 이번 사건으로 충격(衝擊)을 받았다고 뉴욕포스트가 2일 전했다.
펜실베니아 알렌타운에 사는 커크 힐먼은 1일 뉴욕포스트 1면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 드프리모경관이 신발을 신겨주는 상대가 바로 자신의 막내동생이었기 때문이다.

<www.nypost.com 캡처>
드프리모경관의 선행으로 덩달아 유명해진 홈리스는 54세의 제프리 힐먼으로 밝혀졌다. 그는 1983년이후 마약소지 등의 혐의로 열두번이나 감방을 들락거린 전과자(前科者)이다.
경찰에 따르면 힐먼은 타임스퀘어 일대를 맨발로 자주 배회했으며 관광객의 동냥을 얻으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커크 힐먼은 문제의 홈리스가 자신의 동생일 것으로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의 아내 티시 힐먼은 “시동생과 마지막으로 연락이 된건 지난 새해 첫날이었다. 시동생은 1년에 한번 잘 지낸다고 전화를 한다”고 말했다.
제프리의 두 형중 한 사람은 대학교수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의 행정관리인이다. 그런 집안의 막내동생이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홈리스가 되어 맨발로 거리를 떠돌았다는 사실에 망연자실(茫然自失)했을 받을 법 하다.
이들 3형제는 뉴저지 사우스 플레인필드에서 자랐다. 커크와 알프레드는 모두 대학에 진학했고 전문인으로서 경력을 쌓았다. 커크는 목사의 삶을 살고 알프레드는 텍사스 랭카스터에서 교육자가 되었다. 그러나 제프리는 저지시티와 뉴욕, 펜실베니아 일대를 떠돌았다.
가족들은 한동안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제프리는 80년대초부터 직업이 없었다고 한다. 익명(匿名)을 요구한 한 친척은 “제프리는 늘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제프리는 뉴저지에서 살던 93년 개인파산을 선언했고 이후 뉴욕의 헬즈키친과 할렘 등의 홈리스 쉘터에서 생활했다.
헬즈키친 관계자에 따르면 제프리는 오래 있지 못하고 늘 왔다갔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항상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움직였다.” 정기적으로 9애버뉴의 술가게에서 들러 바톤 보드카 한병을 사기도 했다.
가족들은 제프리가 오는 것을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한다. 커크 힐먼의 딸 알레그라 홀은 “제프리 삼촌은 자신만의 생활을 한다. 자신의 인생을 선택했지만 우리는 항상 그가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제프리 힐먼은 어디 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뉴욕시경(NYPD)의 레이몬드 켈리 국장은 “드프리모 경관의 선행이후 그를 본 경찰이 없다. 이제 맨발이 아니라 신발을 신었으니 더 찾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민지영특파원 jymin@newsroh.com
<꼬리뉴스>
뉴욕의 ‘천사경관’ 감동장면 촬영 여성과 만나

▲ 드프리모 경관과 선행장면을 촬영한 제니퍼 포스터(왼쪽)가 TV에 출연, 인터뷰 하고 있다.<NBC-TV 캡처>
‘천사경관’과 이를 세상에 알린 사랑의 메신저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NBC-TV와 CNN등 미국의 언론들이 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맨발의 노숙자에게 양말과 신발을 사서 신겨줘 감동을 모은 뉴욕의 신참 경관과 이 장면을 촬영해 세상에 알린 여성이 만났다고 소개했다.
래리 드프리모 경관(25)은 지난달 14일 밤 타임스퀘어 근처에서 맨발로 걷던 노숙자를 발견하고 인근 상점에서 신발과 양말을 사서 신겨주었다. 이 장면은 애리조나에서 남편과 함께 관광온 제니퍼 포스터의 휴대폰 카메라에 찍혀 온라인을 통해 퍼져 뜨거운 반향(反響)을 일으켰다.
정작 주인공인 드프리모경관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 28일 친구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유명인사가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가 노숙자에게 무릎꿇고 신발을 신겨주는 사진은 뉴욕시경(NYPD) 페이스북에 올려져 30일까지 20만의 조회수와 54만3천건의 ‘좋아(Likes)'를 기록했다.

<NYPD 페이스북>
드프리모경관은 사진을 촬영한 제니퍼 포스터와 함께 NBC-TV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평생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놀라워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휴머니즘이라는 것이 있는데 나의 작은 행동이 너무 크게 부각되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롱아일랜드 홀브루크에 사는 드프리모 경관의 이웃들은 “평소 아주 친절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이웃은 “드프리모 가족 모두가 친절하고 다정다감하다.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프리모의 삼촌인 데이빗 크로스는 “조카애가 지난 6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성품을 빼닮았다. 가족의 일원으로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드프리모 경관의 선행을 칭찬하면서 “이번 일은 음지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뉴욕 경관들의 한가지 사례”라고 말했다. 드프리모 경관은 소속경찰서장으로부터 특별한 커프링크스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니퍼 포스터는 “드프리모의 경관의 행동은 정말 자신의 이해를 떠나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는 인류애(人類愛)의 전형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홈리스에게 신발을 신겨주던 드프리모 경관의 얼굴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환하게 빛이 났어요. 마치 100만달러라도 받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