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호(9월 3일)에 독도문제를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일본의 입장에 치우친 편향된 논조로 일관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기사 말미에 과거 한일국교정상화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도를 폭파시켜버리자고 한 일화를 소개하며 “한일간에 많은 불화를 야기한다면 폭파해서 없애는 것이 정말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폭파 해법(?)을 부추기는 황당함을 보였다.
‘왜 일본과 한국은 바다의 암초덩어리를 놓고 싸울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스위크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한국이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나오는 반면, 일본은 인내심을 갖고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가령 2006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독도해상에 일본선박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전함 파견을 검토했을 때 위키릭스가 폭로한 국무성 전문에서 “한국이 미친짓(do something crazy)을 할 수도 있다” 전 주일대사가 우려한 사실을 인용했다.
역사적 배경도 일본의 주장이 타당성 있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1951년 연합군과의 평화조약을 통해 일본이 강점했던 한국의 많은 영토들을 포기했지만 독도는 한반도를 합병하기 5년전인 1905년 시마네현이 부속도서로 선언했기 때문에 반환대상이 아니라는 것. 그런데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해상경계선을 선포하면서 일방적으로(unilaterally) 독도를 포함시켰고 2년후엔 병력까지 보내 일본이 불법점유라고 항의하는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이 문제를 다루자는 일본의 제안을 한국이 계속 거절하는 것도 법적으로 불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때문”이라고 엿장수마음대로식의 추측을 했다. 제3국의 독자들에게 마구잡이 한국은 횡포를 부리지만 인내하는 일본은 선량한 피해자가 된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방문과 일왕사과 요구도 한국의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인 사례로 들었다. 독도방문이 낮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과 함께 “일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이대통령의 말을 곁들이며 한국이 독도와 무관한 위안부 문제를 결부짓는다고 묘사했다.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과거 역사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고 말한 것을 일본국민이 모욕으로 받아들인다고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뉴스위크는 일본이 인내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어두운 과거에 대해 의식하지 못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록 일본의 우익정치인들이 제국주의 과거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지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많은 끔찍한 행위들이 국가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것을 인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일본인들은 한국의 사과요구에 대해 인내심이 고갈되고 있다.”
이어 과거에 대해 사과도 했으며 위안부들에게 보상을 하려했지만 한국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역대 수상들은 사과를 계속 해왔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1995년 특별펀드를 만들었지만 한국의 우파 시민들이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라며 위안부여성들에게 돈을 받지 말라고 설득해서 실패로 돌아갔다.”
또한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보낸 항의서한을 우편으로 반송한 것과 관련, “한국이 어린애처럼 떼를 쓰고 있다”는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壯) 외무성 부대신의 말을 소개했다. 일본이 이 서한을 언론에 미리 공개한 외교적 결례와 반환을 위해 들고간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치졸하게 문전박대한 사실 또한 전혀 다루지 않았다.
이어 일본대사관에 오물이 든 병을 투척한 한국남성이 과거 손가락을 잘라 대사관에 보냈다는 사실과 과거 독도문제로 시위대 일부가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했다는 등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사례들을 연이어 들었다.
문제는 이 기사를 일본인 기자가 작성했다는 사실이다. 뉴스위크의 도쿄특파원이자 일본판 뉴스위크 일본판 편집장 요코타 다카시의 얼굴과 이름이 온라인판 기사 최상단에 올려져 있다. 요코타가 설사 미국 국적자라 해도 일본계라는 정체성은 독도 문제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대목이다.
뉴스위크의 저의가 더욱 불온한 대목은 기사 끝에 또다른 일본 기자 이름과 함께 한국인 기자 이름을 병기했다는 사실이다. 또한명의 일본기자는 도쿄발, 한국기자는 서울발에서 명기됨에 따라 독자들은 이 기사가 한국과 일본 양쪽의 기자 도움을 받은 객관적인 기사로 착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뉴스위크를 본 재미한인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전퇴모(일본전범기 퇴출을 위한 시민모임)을 발족한 뉴욕의 환경운동가 백영현 씨는 “뉴스위크가 정신나간 것 아니냐? 어떻게 이런 불공정한 기사를 실을 수 있나. 이건 대다수 외국독자들에게 완전히 허황된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항의를 통해 사과와 정정보도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네티즌 인터넷 격론
이번 뉴스위크 기사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대부분 편향된 논조에 대한 비판이지만 이를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눈에 띈다.
아이디 poky는 “요코타 다카시가 진짜 뉴스위크의 기자인지 의심스럽다. 기자의 영혼을 가진 미국 기자가 아니라 일본 정부 관계자가 어울린다. 합병전인 1905년 시마네현이 독도영유권을 선언했다는데 1905년 당시 조선은 외교권이 박탈되는 등 주권국가의 지위를 잃어버린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아이디 pazemuz는 “우와. 일본인이 자기 나라를 위해 기사를 쓰다니 놀랍다. 일본 정부가 19세기에 독도를 몇 번이나 한국 소유라고 인정한 역사의 기록이 있다는건 알기나 하냐?”며 여러개의 관련 사이트를 링크했다.
아이디 HJ는 “홋카이도를 한국영토로 선언하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자고 요구하자. 일본이 응하지 않으면 홋카이도가 한국땅이라 뺏길까봐 겁먹었다고 말하면 된다”고 빈정댔다.
반면 일본 네티즌으로 보이는 아이디 Gerry Bevers는 “한국은 일본이 시마네현 부속도서로 지정할 때까지 리앙쿠르 록스를 자기땅으로 명시한 고지도가 없다. 울릉도 먼쪽에 이름모를 섬이 있다는 기록만 나온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teletobi는 “1946년 연합군 사령관 명의로 발표한 합의각서(SCAPIN677)에 따르면 일본영토는 4개의 본섬과 인접한 1천개의 작은 섬으로 국한했으며 울릉도와 리앙쿠르록수(Take라고 표시), 제주도는 제외한다고 분명히 명기했다. 이후 두 번 개정됐지만 독도를 분리해 언급한 것은 전혀 없다”며 독도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