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황실의 국보급 도자기와 박수근의 회화 작품들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Christie’s New York)에 나오게 돼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티는 다음달 11일 조선 황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조룡' 청화백자와 박수근의 회화 등 45점을 競買(경매)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미술품 경매는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주간(Asia Week)의 일환으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18세기 청화백자용문항아리(Blue and White Porcelain Dragon Jar). 높이가 60.5cm, 지름 43cm 크기의 도자기 항아리 예상가는 200만 달러이다.
청화백자용문항아리는 두 마리의 용이 불타는 如意珠(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날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뉴욕의 문화사이트 NYCulturebeat에 따르면 두 마리 용은 다섯 개의 발톱(오조룡)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궁중에서 위임받아 제작된 도자기로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은 우주만물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제왕의 권력을 상징한 것으로 오조룡은 왕실에서만 그릴 수 있었으며, 특히 제왕에게만 허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잡았던 중국의 황제는 5개, 조선은 4개, 일본은 3개 발톱만 쓸 수 있도록 규정하기도 했다.
▲ Park Sookeun (1914-1965) Tree and three figures, 1962 Oil on canvas
박수근의 작품은 ‘나무와 세 여인(Tree and Three Figures, 1962)으로 예상가는 60만-80만 달러다. 가로 50.5cm, 세로 65.5cm 크기의 이 그림은 앙상한 겨울나무가 정면에 배치되어 있고, 세 여성이 담겨있다. 한복 입은 소녀가 머리에 짐을 이고 있는 두 여인에 앞장서서 시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은 전후 고달픈 생활 속에서도 차세대의 희망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NYCulturebeat는 1994년부터 박수근의 작품을 경매해온 크리스티에서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2004년 3월 123만45만 달러에 낙찰된 ‘앉아 있는 아낙네와 항아리’(Seated woman and jar, 1962)라고 밝혔다.
▲ 앉아있는 아낙네와 항아리(1962). CHRISTIE'S IMAGES LTD.
이외에도 2012 가을 아시아 주간에는 십장생이 그려진 19세기 청화백자(에상가 6만5000-7만 달러) 등 45점이 경매에 나온다.
크리스티는 이에 앞서 8월 15일 서울 신세계백화점에서 경매 작품 14점을 선보였다. 뉴욕에선 9월 7일부터 1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한국 미술품 경매는 9월 11일 오후 4시경 시작된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박수근 작품 ‘나무와 세여인’도 경매
박수근(1914∼1965) 화백은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양구보통학교 졸업했다. 家勢(가세)가 기울어 진학을 포기한 그는 열두살 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후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했다. 18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봄의 농부들의 모습을 그린 수채화 ‘봄이 오다’로 입선. 1939년 24세 때 같은 소재를 유화로 그린 후 조선미술대전에 출품했다.
▲ 2008년 9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80만 6500달러에 낙찰된 '풍경 속의 사람들'(1964).
중학교 미술교사로 일하다가 1952년 보수가 좋은 미 8군 부대에 초상화가로 취직했다. 이후 그림에 전념한 그는 형편이 나아지면서 오두막집을 사서 작업실로 썼다. 50년대 중반 이름이 알려지면서 샌프란시스코의 UNESCO 전시회를 비롯, 뉴욕, 도쿄에서 그룹전에 참가했다. 1959년 국전 추천작가, 62년 국전심사위원까지 지냈다.
▲ 2009년 9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72만2500달러에 팔린 박수근 작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1966).
그는 가난한 농가의 정경과 서민들의 일상에 시정을 가미한 작가였다. 회백색을 주로 쓰면서 한국적인 주제를 소박한 서민적 감각으로 다루었다. 기법상에서도 화강암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로 독보적인 화풍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5년 간경변으로 타계할 때까지 40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2002년 고향 양구에 박수근미술관(www.parksookeun.or.kr)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