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고한 이들의 쓸쓸한 넋이 바람 속에 잠들었다."
"국가권력과 구조에 의한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따지겠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세계 각지의 한인동포들이 22일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연대를 다짐하는 10.29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식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4.16해외연대, 미시간세사모, 샌프란시스코공감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유가족 16명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 1부는 묵념, 추모시, 추모편지, 추모 동영상 상영으로 구성된 추모의 시간, 2부는 유가족들과 대책회의 관계자들이 동포들과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 3부는 연대의 시간으로 진행됐다.
샌프란시스코공감의 임남희씨는 ‘이태원 10.29’ 추모시에서 “불꽃 같은 분노, 온 가슴으로 끌어안고 차디찬 길 위에 섰다”고 전했다. 이어 4.16해외연대 이유진씨는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끝까지 묻겠습니다. 같이 울어드리겠습니다”라며, “국가부재(國家不在)로 인한 참사의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잊혀진 참사가 되지 않기 위해'라는 추모편지를 읽었다.

4.16해외연대는 추모 동영상 ( https://youtu.be/MtQEtE1HxmY )을 통해 추모의 글,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진, 피케팅과 집회, 정부와 국회에 대한 요구, 진상규명이 추모의 시작이라는 메시지와 기억, 추모, 연대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부(사회 유정선) 간담회에서는 1년 간의 시간, 특별법 내용과 제정 과정상의 어려움, 독립적 조사기구 구성까지의 과정, 언론의 보도 행태, 2차 가해, 가족들의 요청 사항, 재외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등을 나누었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정민(이주영님 아버지) 위원장과 최선미씨(박가영님 어머니), 신정섭씨(신애진님 아버지), 유형우씨(유연주님 아버지), 임익철씨(임종원님 아버지), 정해문씨(정주희님 아버지), 박영수씨(이남훈님 어머니) 등 유가족들과 시민대책회의 이미현 공동상황실장과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이 재외동포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이 외에 이진우씨(이주영님 오빠), 김남희씨(신애진님 어머니), 유정(유연주님 언니), 강선이씨(이상은님 어머니), 김유진씨(김유나님 언니), 이종철씨(이지한님 아버지), 안하경씨(안미형님 누나), 김영조씨(김주한님 아버지) 등 유가족들도 함께 했다.
10.29 참사 특별법 제정 과정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이정민 유가협위원장이 그 동안의 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아직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제정되지 않았는데 12월 말까지 본 회의에 상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유가족들은 정부와 언론이 지속적으로 진상을 은폐(隱蔽)하고 있고,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해 유가족들은 끊임없이 호소하고 외쳐왔다. 독립적 조사기구를 통한 진상 규명이 되어야 한다. 하루속히 특별법이 통과되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국회는 그 직무를 다해야 한다고 해외동포들도 목소리를 모았다.

이정민 유가협위원장은 고위급 인사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꼬리만 자르고 있는 상황과 특별법 진행 과정에 대해 짚고, "이태원참사가 한줄도 보도되지 않아 참사가 묻혀버리는 것이 아닌가"한 적도 있었고, "보수 언론들은 왜곡된 지식과 정보를 전달" 하는 등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앞으로 그는 "언론에 재갈 물리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선미씨는 특별법 통과, 독립적 조사기구, 추모공간 마련이 유가족들의 요청사항임을 밝혔다.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은 "12월 말에 본회의에 상정해서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통과된 후 3개월 동안 이태원참사 조사기구가 설립되게 된다" 며 조사기구 구성, 시행령 통한 예산확보 등 특별법 통과 후에도 관심 갖고 해나가야 할 일들을 짚었다.
신정섭씨는 "이태원 참사는 16개국 24분의 희생자가 있던 국제적 참사"였다며, "정부 기조는 묻어버리기"인 듯하다고 말했다. 유형우씨는 "빨갱이, 간첩, 놀러가서 죽었다"는 2차 가해에 대한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정부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박영수씨는 "정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고 있다"며, "해외에서 더 관심을 갖고 있는 현 상황이 참담(慘憺)하다"고 말했다. 임익철씨는 "도와주시는 시민단체분들과 함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끝까지 힘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참사 지역 내 경찰 및 공무원들만 기소되어 있는 상황이다. 유정선씨는 "행안부 장관, 서울 시장, 경찰청장은 제대로 조사나 수사도 안하고 책임도 안지고 있다. 정부의 무관심과 무책임이 가족들을 2차 가해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민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연대하고 지지해주시는 그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 사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3부 연대의 시간에는 20대 초반에 세월호참사로 트라우마를 입은 4.16해외연대 임재환씨가 “서명 운동, 피켓 시위, 항의 전화를 했지만 아직까지 크게 변한 것 없는 한국 사회에 지친다" 그렇지만 “가족분들이 슬픔을 떠안지 않도록 연대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줬다.
이어 미시간 세사모의 송민영씨는 “슬픔의 크기를 재단하려 드는 자들을 붙들고 따지겠다”며, “그것은 주제 넘은 짓이며,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고한 사람들의 반복된 죽음은 그 사회의 우연한 오류가 아니라 증상이라고 외치겠다”고 “함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국가의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연대의 발언을 했다.
"국가권력과 구조에 의한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의심하고 따지겠습니다." (송민영)
재외동포들은 진정한 추모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에 있다고 강조했으며, 끝까지 함께 울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식은 4.16해외연대 유튜브(https://youtu.be/hYDFPsZLKA4?si=h6ewHLHJ6CFbf311) 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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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러언론 ‘한국 할로윈참사 원인 책임규명 착수’ (202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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