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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미스김 라일락’ 뉴욕할렘 전파

글쓴이 : 민병옥 날짜 : 2012-04-29 (일) 11:13:21

‘미스김 라일락’으로 잘 알려진 한국산 흰정향나무가 뉴욕 할렘의 한 학교에 寄贈(기증)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저지의 환경운동가 백영현 1492그린클럽 회장이 30일 뉴욕 할렘의 공립학교(PS/MS 57)에 미스김 라일락을 비롯한 세 그루의 라일락을 기증, 학교 화단에 심는 행사를 갖는다.

 

이 학교의 과학교사인 김은주 뉴욕한미교육회 회장은 28일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산 미스김 라일락이 뉴욕 최초로 할렘의 공립학교에 심어진다”며 “이번 행사는 한국 고유의 꽃나무 종자를 알리고 환경보호운동을 擴散(확산)시킨다는 뜻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뉴저지 페어론에서 부인 김영순씨와 함께 ‘클립가든 플로리스트’라는 화원을 운영하는 백영현 회장은 4년전부터 라일락 보급 캠페인을 펼쳐왔다. 원하는 타운의 모든 가정에 라일락 꽃을 선물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그는 라일락을 통해 자연사랑과 환경보호를 일깨우는 녹색운동을 벌이기 위해 2009년 1492그린클럽을 창설했다.

 

리사 스웨인 페어론 회장과 스티브 로스맨 연방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과 뜻있는 주민들의 전폭적인 聲援(성원)속에 그는 지난해부터 페어론의 밀리네스 스쿨과 린크레스트 스쿨 등 7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미스김 라일락을 포함한 라일락나무를 기증 식수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 학교마다 다섯 그루의 라일락 나무가 심어지고 환경교육의 지속성을 위해 전담 교사와 12~15명의 학생들로 이뤄진 ‘환경교육 프로그램’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

백회장이 미스김 라일락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은 이 나무가 1947년 미국의 식물학자에 의해 북한산에서 열매가 무단 採取(채취)돼 미국에서 재배에 성공한 것이라는 사연때문이었다. 미스김 라일락의 기구한 운명은 수난의 우리 근세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백회장은 파트너인 ‘아메리칸 너서리’ 측에 요청해 몇 그루를 구했고 운영하는 화원에서 꽃피워 대량보급의 토대를 마련했다.

 

미스김 라일락이 뉴욕까지 보급하게 된 것은 김은주 회장이 학교 교장에게 학생들을 위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한 덕분이었다. 김은주 회장은 “미스김 라일락을 뉴욕에 보급하는 역사적 상징성을 위해 뉴욕원예협회(New York Horticulture Society)와 함께 공동으로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뉴욕의 전 학교에 미스김 라일락을 보급하는 운동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미스김 라일락 캠페인은 우리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와 다른 소수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의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들과 미국인들에겐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미스김 라일락의 애달픈 사연을 통한 역사교육을 할 수 있고 1세인 백영현 회장과 1.5세와 2세인 세명의 한인교사가 연대함으로써 한인사회가 세대를 넘어 통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영현 회장은 “라일락 보급을 통해 자연사랑과 환경보호를 일깨운다는 綠色(녹색)운동의 중심에 바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미스김 라일락이 있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지구를 사랑하는 환경운동에 한국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라일락이 앞장선다면 그만큼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욕=민병옥특파원 bymin@newsroh.com

 

<꼬리뉴스>

미스김 라일락 미식물학자가 1947년 무단채취후 미국서 재배

미스김 라일락은 본래 북한산에서 자생하던 흰정향나무로 1947년 미국의 한 식물학자에 의해 열매종자가 무단채취돼 미국으로 반입, 라일락 최고품종으로 재배에 성공한 품종이다. 몸집이 작으면서 향기가 유독 진한 것이 특징이다.

 

백영현 회장의 보급 노력에 공감한 페어론 시당국은 타운내 5에이커의 공원부지에 라일락 등 각종 나무를 심고 식물원 등을 조성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이 공원은 상업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백영현 회장의 라일락 보급운동을 계기로 주민들이 녹지공간을 원하는 청원을 제기, 생태공원으로 전환되는 개가(凱歌)를 올린 것이다. 현재 제인 스핀들 가든커미티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로 백영현 회장을 지원하는 가운데 대대적인 조경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각 가정에 라일락을 기증할 때 가능한 아이들을 통해 전달한다는 백회장은 “티없이 맑은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이 아이들이 자란 후에도 라일락을 심은 추억을 통해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이 남게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백영현 회장은 조만간 미스김 라일락을 기증한 학교를 찾아가 주변에 1년생, 다년생 꽃들을 심어 더욱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봄이 되니 페어론 공원을 비롯한 많은 곳의 미스김 라일락들이 연보라빛 진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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