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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의 전통음악 범패를 미국에 알린다” 한산스님 뉴욕 인터뷰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2-06-15 (금) 14:19:26

“범패는 판소리, 가곡과 함께 한국의 3대성악입니다. 역사가 1700년이나 되었지요.”

난생 처음 듣는 소리였을 것이다. 요령을 흔들며 낭송하는 안채비소리, 느릿한 단조의 홋소리, 무슨 뜻인지, 무슨 노래인지도 모를 공연이지만 가슴 깊은곳에서 울컥하며 치밀어 오르는 감동에 벽안(碧眼)의 관객들은 어느덧 눈자위가 붉어지고 있었다.

 

한산스님은 미국에서의 범패 공연을 ‘놀라운 발견’으로 회고했다. 2000년 UMass(매사추세츠대학)에서 첫 공연을 가진 이래 2009년 뉴욕 자연사박물관 공연까지 모두 4차례 미국에서 무대를 열었다.

현존하는 범패의 최고봉 동희스님을 모시고 12년간 세계 여러나라에서 한국불교의 종합예술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한산스님이 돌연 뉴욕에 둥지를 텄다.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 사찰 원각사에서 만난 스님은 15일 “잠시 머무는게 아니라 수년간은 있을 생각으로 왔다. 국제감각도 익히고 공부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각사에 자리잡게 된 것은 ‘사숙’의 인연 관계인 주지 지광스님의 공부 권유도 큰 작용을 했다.

 

▲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과 함께 한 한산스님

법명은 덕림이지만 미국에선 아호인 한산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스님은 “덕림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가 어렵고 한산은 ‘핫산’도 연상되니까 더 기억하기 쉽지 않겠냐?”며 웃었다.

한산스님은 90년 해인사에서 출가해 자운스님으로부터 사미계, 93년 일타큰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헸다. 범패에 입문하게 된 것은 바로 그 해였다. 1700년의 불교음악을 오롯이 담고 있는 범패의 세계에 매료된 스님은 중앙승가대를 졸업하고 다시 동국대 국악과에 입학, 석사과정(한국음악)까지 이수하며 불교음악에 천착(穿鑿)했다.

 

은사인 동희스님(사진)은 일본의 식민지배이후 이땅에 스며든 왜색불교의 폐해속에 불가의 전통음악인 범패가 사그라드는 것을 온 몸으로 지켰다. 여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제약속에서도 범패의 불씨를 끈기있게 살렸고 마침내 95년엔 국립극장에서 영산대작을 공연, 범패의 무대화를 최초로 성사시켰다.

“당시 공연은 일대 센세이션이었습니다. 본래 1회만 하기로 했던 것을 폭발적인 객석의 반응으로 4회 공연을 했고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지요. 저 역시 객석에서 처음 스승님의 공연을 봤습니다. 청중의 절반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고 그 길로 스승님을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멋진 것을 안할 수가 없었던 게지요.”

 

범패(梵唄)는 본래 절에서 재(齋)를 올릴 때 쓰는 음악으로 일명 범음(梵音)·인도(印度)소리, 또는 어산(魚山)이라고도 한다. 범패의 종류로는 안채비소리와 홋소리, 짓소리, 화청(和請)이 있고, 작법(作法), 즉 나비춤과 바라춤, 법고춤과 같은 무용이 곁들여진다.

따라서 범패는 보통 열분이 넘는 스님들이 참여하며 아무리 숫자가 적어도 소리(2)와 작법(4) 기악(1) 등 7명이 되어야 공연이 가능하다. 최근 강남 봉은사에서 열린 범패 공연엔 12분의 스님과 대취타(大吹打) 5인이 가세해 수천명의 청중을 압도하는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처님을 달리 칭하면 법왕(法王)이라고 합니다. 진리의 임금이라는 뜻이죠. 범패는 개인의 소리가 아니라 불보살님의 소리요, 진리의 소리인 것입니다.”

 

범패는 정작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은사인 동희스님을 모시고 12년간 해외 여러 나라에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런 공연은 일찍이 없었다”라는 최상의 찬사가 쏟아지곤 한다.

한산스님은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공연을 하다보면 생전 처음 범패를 접한 청중들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지만 눈물짓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면서 “마음이 열려 있으면 감동을 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실 범패만이 아니라 국악과 우리네 무속춤에 대해 외국의 전문가들은 깜짝 놀랄만큼 높은 평가를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것을 무시하고 내리깎기가 일쑤”라고 지적했다.

한산스님은 작금의 불교음악속에 스며든 비불교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가사만 불교적일뿐 선율은 서양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불가의 음악이 왜곡돼 버렸다는 것이다. 오늘날 범패의 역할이 중요한 까닭이다.

은사스님이 수호하는 정통 범패의 맥을 잇기 위해 사단법인 동희범음회를 세우는데 앞장 선 한산스님은 범패야말로 한국불교의 가치를 세계에 표방하는 중요한 문화적 수단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언젠가는 동희스님의 일생을 회향하는 공연을 하는 것이 또다른 소망이기도 하다.

“범패만큼 형이상학적이며 고급스러운 예술도 없습니다. 우리 음악의 길을 범패에서 찾아야 합니다. 수십년만 유지되어도 전통이라 하는데 범패는 무려 1700년을 이어온 우리의 소리가 아닙니까?”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

 

<꼬리뉴스>

범패는 ‘하늘의 소리’

_?xml_: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범패는 불교를 찬탄하고 교리를 선양하는 내용의 불교성악이라 할 수 있다. 범패를 통해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그의 제자들의 무리인 승단(僧團)을 찬탄하는 것이 불교의식에서의 기능이다.

경전에 나타난 범패를 보면 부처님의 설법에 감동한 하늘(Deva)이 하늘의 음악과 꽃비로 부처님께 공양하는 장면이 있다. 범패승들은 일반적으로 하늘의 소리와 같은 청정한 소리와 지극한 정성으로 범패를 연주하는 것을 바람직한 범패의 모범으로 생각해 왔다.

범패의 가사는 불교철학의 정수만으로 엄선된 것들이므로 철학적 이해에 큰 도움을 주며 다양한 형태의 찬가 또한 문학적으로 엄선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범패를 부른다는 것은 영적인 진보를 가져오는 뛰어난 수행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범패는 실내에서 연주하는 안채비소리와 야외에서 연주하는 겉채비소리로 크게 나뉜다. 안채비소리는 다시 유치성, 착어성, 편게성, 게탁성으로 나뉘고 겉채비소리는 다시 홋소리, 짓소리, 화청으로 나뉜다. 또한 ‘범패’의 범주에는 넓은 의미에서 공양무(供養舞)인 작법(作法)과 한국의 민속악계통의 기악(伎樂)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분류에서의 범패는 전자와 같이 성악적 의미로만 국한시킨다. 안채비는 주로 불교의 의미를 설파하는 기능에 치중되어 있으며 안채비의 네 가지 스타일은 매우 섬세하고 정형적인 음악적 특징을 갖는다. 반대로 겉채비는 발성이 크고 음악의 스케일도 화려하고 웅장하다.

그 중 홋소리는 한국민요와 닮은꼴로서 대개 독창으로 연주하며 기교적인 면을 중요시한다. 반대로 짓소리는 인도풍의 악상을 가지고 있으며 저음부로부터 고음부에 이르기까지 선이 굵고 커서 웅장하며 거친 탁성(濁聲)을 사용하여 깊은 내면세계의 느낌을 표출한다.

화청은 가장 민속적인 선율과 형식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전체 범패 중에서 유일하게 한글가사로 이뤄졌다. 이는 전문적인 감상능력을 갖추지 못한 서민들을 향해서 불교의 세계관과 부처님의 가르침 등을 쉬운 한국어로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음악적 기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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