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모금으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좐 리우 뉴욕시 감사원장이 받은 후원금에 중국계 ‘호텔왕’ 샘 창을 통해 저임금 근로자들의 기부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포스트는 23일 좐 리우 감사원장이 샘 창으로부터 받은 최소 2만9600달러의 기부금에는 호텔청소부와 트럭운전사, 수위 등 저임금 근로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것이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거둬들인 모금의 불법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좐 리우 원장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연방수사국 FBI는 지난 주 리우 원장의 기금 모금담당인 징 우 ‘올리버’ 팬 씨를 1만6천 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은닉하는 등 불법 모금혐의로 체포했다. 리우 원장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만큼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샘 창은 뉴욕시에서만 중저가 호텔 37개를 경영, 호텔왕으로 불리고 있으며 뉴욕주 그레잇넥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창은 7월 1일 개인적으로 800 달러를 기부했고 7월 9일엔 그의 호텔 종업원 6명이 800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으로 한인들도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시아계인 좐 리우 감사원장을 후원해온 한인들도 이번 사건이 표적 수사에 가깝다고 불만을 터뜨리는가하면 일부 한인들은 기부금의 적법성이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기업 대표는 “한인사회에서 각자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기부를 했다면 전혀 문제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모금책이 불법모금으로 체포된 이상 한인사회에 불똥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 정치적 고비에 직면한 좐 리우(John Liu) 감사원장을 빗대 'Biggest Liu-Ser'라는 재치있는 제목을 단 뉴욕포스트.
<꼬리뉴스>
리우 감사원장 뉴욕시장 출마 암운
이번 일로 차기 뉴욕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리우 감사원장이 캠페인을 계속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덕성에 흠집이 가해진 것은 물론, 선거의 관건인 펀드레이징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우 감사원장은 최근 브루클린의 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뉴욕시에서 가장 높은 공직에 도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금 모금 담당자의 체포와 관련해 “나의 후원자가 체포된 것은 슬픈 일이지만 선거를 하기 위해선 수많은 도전과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내 선거자금 모금 작업에 문제가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스트릿저널(WSJ)은 리우 감사원장이 지난 2009년 감사원장 선거운동 당시 기업인 노먼 수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고 16일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노먼 수는 과거 힐러리 클린턴을 비롯해 민주당 주요 후보들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공급한 기업인으로 피라미드 사기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하는등 불법 모금으로 여러 차례 파문을 일으켰다.
노먼 수는 지난 2007년에 리우 원장에게 4950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했으나 리우 캠프는 수가 경영하는 기업이 사기를 통해 자금모금을 했다는 사실이 불거지자 이듬해인 2008년에 반환했다. 그러나 WSJ가 당시의 기부금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수와 연결된 5명의 기부금이 아직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리우 원장은 한인 및 중국인 타운이 있는 플러싱을 기반으로 뉴욕 시의원 3선을 하고 2009년 가을 뉴욕시 감사원장 선거에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