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여성하원의장으로 활약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대표가 큼지막한 의사봉(議事棒)을 넘겨주는 순간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대표는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2007년 공화당이 선거에서 참패한후 자신의 손으로 넘겨준 의사봉을 4년만에 되찾는 순간이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5일 워싱턴 D.C. 의회에서 열린 하원 본회의에 앞서 “저는 이제 이 커다란 의사봉을 새로운 하원의장 베이너 대표에게 넘깁니다. 신이 당신을 축복하기를 바랍니다. 베이너 하원의장!”하고 건넸다.
의사봉을 전달받은 베이너 신임 의장은 펠로시 전 의장과 다정하게 포옹(抱擁)했고 112대 의회 개원을 알렸다. 전체 하원의원 435명 중 공화당은 241명, 민주당은 196명으로 4년전과 정반대의 다수당으로 새로운 회기를 맞게 됐다.
6일 뉴욕타임스는 A섹션 1면에 두사람이 껴안은 사진으로 역사적인 하원의장 교체를 알린데 이어 16면과 17면 양면에 걸쳐 의회 개원 풍경을 상세히 조명했다.
서로 포옹을 하고 덕담을 건넸지만 신구 의장은 각각 연설을 통해 공방(攻防)을 주고 받았다. 이임(離任)하는 펠로시 전 의장은 임기중 통과시킨 건강보험 개혁법을 놓고 “1조 3천억달러의 지출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한 반면 베이너 의장은 “오늘 우리에게 큰 도전들이 놓여있으며, 건강보험 비용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고 뼈 있는 지적을 했다.
이날 의장직에서 물러난 펠로시는 앞으로 2년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다시 베이너와 격돌하게 된다.
뉴욕=임지환특파원 jhlim@newsroh.com
<꼬리뉴스>
자녀 등 가족들도 입장 눈길
새 의회가 출범한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는 의원들의 자녀 등 가족 친지들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의회 개원일인만큼 의원들의 가족들도 입장을 허용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두명의 여자어린이 등 아리조나 출신의 벤 퀘일 의원이 동반한 가족과 친지 사진을 실어 이채로운 풍경을 전달했다.
이번 112대 의회 하원의원 435명 가운데 처음 의회에 입성한 주인공들은 96명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9명에 불과한 반면 보수유권자 운동인 ‘티 파티’ 열풍을 강하게 탔던 공화당은 무려 87명이 초선의원으로 들어오게 됐다. 여성 의원은 71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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