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받아든 사람들은 경악(驚愕)을 금치 못했다. 코가 잘려나간 한 여성의 사진이 실렸기 때문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아프간 출신의 비비 아이샤(Bibi Aisha). 이제 열아홉살인 비비는 열두살 때 친부에 의해 나이 많은 탈레반 남성과 결혼했다. 사실상 팔린 것이었다.
가축들과 함께 축사(畜舍)에서 잠을 자는 등 남편과 시댁의 학대(虐待) 속에 생활하다 도주한 아이샤는 다시 붙잡혀 남편의 손에 의해 코와 귀를 잘리는 끔찍한 처벌을 당하고 버려졌다.
그녀의 참혹한 모습이 타임에 의해 공개되면서 세계인들은 탈레반의 잔인함에 몸서리를 쳤다. 아이샤는 미군 의료진의 보호를 받다가 미국으로 옮겨져 그로스먼 번 재단의 지원으로 치료를 받았다.
10월 웨스트힐스 병원에서 할리우드 특수효과에 사용되는 인공피부로 제작된 인공코를 받은 아이샤는 마침내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달 10일 로스앤젤레스 그로스만 재단이 수여한 ‘불굴의 의지(Enduring Heart)’상 을 받기 위해 대중 앞에 선 아이샤는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없는 여인’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킨 아이샤로 인해 아프간의 남성폭력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여성인권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끔찍한 사진을 통해 미군의 아프간 철군 여론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