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가 열린 스카이라이트는 맨해튼 남단 소호의 허드슨 스트릿에 위치한 연회장으로 주류 문화계에 잘 알려진 명소이다. 평소 한국관련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은 곳이라 더욱 이색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행사장 입구에 만들어진 리셉션장에는 사찰 음식과 발우 공양에 관한 수십점의 사진들을 전시한 가운데 감자 말림을 비롯, 사과와 오렌지 연근 말림을 절에서 즐기는 다과를 에피타이저로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본 행사가 열린 연회장은 마치 초대형 법당을 방불케 했다. 천정 네 곳을 수백개의 연등으로 장식해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중앙무대는 지난해 코리안 퍼레이드 때 선보인 전통한지로 만든 대형종탑탐과 개구리모형 등 한지공예작품이 자리했다. 또 테이블 마다 랜턴으로 불을 밝힌 연등을 장식용으로 배치해 참가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날 미국인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우공양을 영어로 설명한 명행 스님은 시종 엄격한 의식으로 이어지는 공양예절을 소개한 후 “다행히 오늘 우리는 이런 절차로 식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명행 스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청국장과 취나물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행사장 뒤편에 마련된 사찰 음식들은 40여가지가 넘는 종류로 한국인 참가자들도 대부분 평소 맛보지 못한 것들이어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음식을 직접 만든 스님들과 셰프 보조들이 나와 음식을 서빙하며 일일이 설명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이날 본행사에서 세등 스님(원각사)과 능원 스님(불광선원)이 장중한 법고(法鼓) 시연(試演)을 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 두 분 스님은 각각 통도사와 송광사에서 10년이상 법고를 맡으면서 전국대회에서도 입상한 경력이 있는 전문가. 먼저 세등 스님이 북을 두드리고 마치 바톤타치하듯 자연스럽게 능원 스님이 이어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북을 두드리는 두 손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시범을 보인 세등 스님은 “뉴욕 한복판에서 의미있는 행사를 하는 만큼 법고 시연회를 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나왔다. 저는 통도사에서, 능원 스님은 송광사에서 법고를 맡았는데 두 절의 스타일이 조금 달라 비교하는 기회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노창현특파원 croh@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