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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간도를 뺏기다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4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09-05 (토) 01:59:40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4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에서 국경과 경계는 때로 사람을 지키는 선이지만, 때로는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선이 되기도 합니다. 1909년 9월 4일 일본과 청나라는 간도협약(間島協約)을 체결했습니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일본이 조선의 의사와 관계없이 간도 문제를 처리한 날이었습니다. 반면 1990년 9월 4일에는 분단 45년 만에 남북의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첫 남북고위급회담이 서울에서 시작됐습니다. 한쪽에서는 외세에 의해 경계가 결정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남과 북이 직접 마주 앉아 대화의 문을 열었습니다. 세계에서도 경계를 넘어서는 역사가 이어졌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제3공화국이 출범했고, 미국에서는 흑인 학생들의 학교 통합을 둘러싼 투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한 손에 들 수 있는 카메라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세상을 기록할 새로운 방법을 열어주었습니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909년 — 간도협약,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경이 정해지다

 

1909년 9월 4일 일본과 청나라는 베이징에서 간도에 관한 청일협약, 이른바 간도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뒤 만주에서의 철도 부설권 등 이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간도에 대한 권리를 청나라에 넘겼습니다. 당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상실한 상태였기에 이 협약에 참여할 수도, 자신의 뜻을 관철(貫徹)할 수도 없었습니다. 간도협약은 단순한 국경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땅에서 살아가던 조선인들의 삶과 권리까지 뒤흔든 사건이었습니다. 국가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힘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아픈 역사입니다.

 

1990년 — 분단 45년 만에 남북 총리가 서울에서 마주하다

 

1990년 9월 4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고위급회담의 막이 올랐습니다. 북한의 연형묵 정무원 총리를 비롯한 대표단이 판문점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고, 제1차 회담은 9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됐습니다. 본격적인 첫 회담은 9월 5일 열렸지만, 9월 4일은 남과 북의 고위 당국자들이 서울에서 직접 만나 대화의 여정을 시작한 날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교류·협력, 정치적 대결상태 해소 등이 의제로 올랐습니다. 훗날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대화의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1781년 — 로스앤젤레스가 탄생하다

 

1781년 9월 4일 스페인계 정착민 44명이 오늘날의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정착하면서 도시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작은 정착촌으로 출발한 곳은 훗날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거대한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한 도시의 탄생은 이민과 이동, 문화의 교류가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줍니다.

 

1870년 — 프랑스 제3공화국이 선포되다

 

1870년 9월 4일 프랑스에서 나폴레옹 3세의 제2제정이 무너지고 제3공화국이 선포됐습니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의 패배와 황제의 몰락(沒落)이 공화정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정치체제의 변화는 한 사람의 권력이 끝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시민과 국가의 관계를 다시 묻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1957년 — 리틀록 나인, 학교의 문 앞에 서다

 

1957년 9월 4일 미국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흑인 학생 9명이 백인 고등학교인 센트럴고등학교에 입학하려 했지만 주 방위군에 의해 저지(沮止) 당했습니다. 연방정부는 결국 학교 통합을 관철하기 위해 개입했습니다. 이른바 ‘리틀록 나인(Little Rock Nine)’ 사건은 인종차별에 맞선 미국 시민권운동의 상징적인 장면이 됐습니다. 학교의 문 하나를 통과하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등을 위한 거대한 싸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1908~1960)

1908년 9월 4일 태어난 미국의 작가입니다. 흑인으로서 겪은 인종차별과 가난을 작품에 담아낸 그는 『Native Son』과 『Black Boy』 등을 통해 미국 사회의 인종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그의 작품은 문학을 통해 차별과 인간의 존엄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弥, 1962~)

1962년 9월 4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의학·생명과학자입니다. 성숙한 세포를 다시 초기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 연구를 개척했으며,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인간의 세포와 생명의 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꾼 과학자입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1875~1965)

1965년 9월 4일 세상을 떠난 의사이자 철학자, 신학자, 음악가입니다. 아프리카 가봉 랑바레네에서 병원을 세우고 의료 활동을 펼쳤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을 강조했습니다. 195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그가 남긴 삶은 지식과 명예보다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실천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티브 어윈(Steve Irwin, 1962~2006)

2006년 9월 4일 세상을 떠난 호주의 야생동물 보호운동가이자 방송인입니다. ‘크로커다일 헌터’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야생동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보전 의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경계는 사람을 나눌 수 있지만, 대화는 그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든다.”

 

9월 4일의 역사는 서로 다른 두 장면을 보여줍니다. 1909년에는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경의 문제가 처리됐습니다. 그러나 1990년에는 남과 북이 직접 마주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리틀록에서는 피부색이 학교의 문을 가로막았지만, 아이들은 그 문을 열기 위해 걸어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낡은 권력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공화정이 시작됐으며, 리처드 라이트는 문학으로 차별(差別)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어떤 경계를 남길 것인가. 누군가를 가두고 갈라놓는 경계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약속인가. 9월 4일은 그래서 경계를 넘어 대화하고, 차별을 넘어 자유를 향하며, 과거의 아픔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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