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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장 밖에 남겨진 조선, 미래를 향한 길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5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09-06 (일) 07:30:50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5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는 때때로 한 장의 조약문으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한 줄의 신문기사로 시대의 양심(良心)을 깨운다. 1905년 9월 5일 미국 포츠머스에서는 러일전쟁을 끝내는 조약이 체결됐다. 러시아와 일본이 전쟁의 승패를 정리하는 자리였지만, 그 협상 테이블에 조선은 없었다. 조선의 운명은 조선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열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결정되어 갔다. 그리고 같은 9월 5일, 1898년에는 『황성신문』이 창간됐다. 1919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공보 제2호를 발행했다. 한쪽에서는 강대국들이 국경과 권리를 흥정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언론과 기록을 통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398년 9월 5일 — 정종, 조선의 제2대 왕으로 즉위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정치적 격변이 일어난 뒤 태조 이성계는 왕위를 둘째 아들 방과에게 물려주었다. 방과가 바로 정종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적 주도권은 동생 이방원이 장악하고 있었고, 정종의 즉위는 조선 초기 왕권과 정치권력의 복잡한 역학을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가 이날 정종에게 선양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1898년 9월 5일 — 『황성신문』 창간


남궁억 등이 중심이 되어 『황성신문(皇城新聞)』을 창간했다. 국한문 혼용체를 사용해 국민의 지식을 계발하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자는 목소리를 냈으며, 훗날 장지연·박은식·신채호 등도 이 신문을 통해 활동했다. 대한제국기 민족언론의 중요한 한 축이었던 『황성신문』은 훗날 을사늑약 직후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으로 더욱 널리 기억된다.

 

1905년 9월 5일 — 포츠머스 조약, 조선의 운명을 둘러싼 열강의 협상

 

미국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러일전쟁을 끝내는 강화조약에 서명했다.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중재로 성사된 이 조약에서 러시아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정치·군사·경제적 우월권을 인정했고, 일본은 남만주와 사할린 남부 등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 두 달 뒤 일본은 을사늑약을 강요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았다. 포츠머스 조약은 단순한 러일전쟁의 종전 문서가 아니라, 조선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잃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1919년 9월 5일 — 대한민국임시정부 공보 제2호 발행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이날 공보 제2호를 발행했다. 임시정부의 인사와 행정사항, 중요 통신 등이 담겼으며, 9월 5일부터 각 부 직원들이 매일 오전 9시 태극기 앞에서 집회식을 거행하기로 한 결정도 기록됐다. 독립운동은 거리의 함성만이 아니라 정부의 행정과 기록을 통해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1774년 9월 5일 — 미국 제1차 대륙회의 개막

 

필라델피아 카펜터스 홀에 북아메리카 12개 식민지 대표들이 모여 제1차 대륙회의를 시작했다. 영국의 식민지 통치와 과세에 대한 권리 문제를 논의하고 공동 대응을 모색한 이 회의는 훗날 미국 독립혁명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1977년 9월 5일 — 보이저 1호, 지구를 떠나 우주로

 

NASA의 보이저 1호가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됐다. 목성과 토성을 탐사한 뒤 2012년 성간우주에 진입한 보이저 1호는 인류가 만든 물체 가운데 가장 먼 곳까지 나아간 탐사선이 됐다. 지구의 작은 분쟁과 국경을 넘어 인간의 시선이 우주로 확장된 상징적인 사건이다.

 

<오늘의 탄생 인물>

 

루이 14세 Louis XIV (1638~1715)

1638년 9월 5일 태어난 프랑스 국왕. ‘태양왕’으로 불린 그는 절대왕정의 상징적 인물로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프랑스의 정치·문화적 위상을 크게 확장했다. 베르사유궁 공식 자료도 그의 출생일을 1638년 9월 5일로 기록하고 있다.

 

아서 쾨슬러 Arthur Koestler (1905~1983)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대표작 『한낮의 어둠(Darkness at Noon)』을 통해 전체주의와 권력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체포와 사형선고를 경험한 것도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프레디 머큐리 Freddie Mercury (1946~1991)

1946년 9월 5일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음악가. 밴드 퀸(Queen)의 보컬이자 작곡가로서 록 음악의 표현 영역을 넓혔으며, 독창적인 무대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세계 음악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오늘의 타계 인물>

 

마더 테레사 Mother Teresa (1910~1997)

1997년 9월 5일 인도 콜카타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았으며,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녀의 삶에 대한 평가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가난과 인간의 존엄이라는 문제를 세계의 양심 앞에 끊임없이 제기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게오르그 솔티 Georg Solti (1912~1997)

헝가리 태생의 영국 지휘자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오랫동안 맡았다.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전곡 녹음 등으로 명성을 얻었고, 생전에 31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1997년 9월 5일 프랑스 앙티브에서 세상을 떠났다.

 

<오늘의 한마디>

 

“역사를 빼앗기는 순간은 우리가 침묵하는 순간이고, 미래를 되찾는 순간은 우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순간이다.”

 

9월 5일은 묘한 역설(逆說)을 품고 있다. 포츠머스에서는 조선의 운명이 다른 나라의 손에서 결정됐고, 서울에서는 『황성신문』이 국민의 눈과 귀를 열려 했다. 상하이에서는 임시정부가 독립국가의 기록을 남겼고, 필라델피아에서는 식민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1977년, 보이저 1호는 지구를 떠나 더 먼 세계로 향했다. 역사는 누군가가 대신 써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 사람들이 결국 역사의 방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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