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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문은 열렸지만…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7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09-09 (수) 05:42:30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7일

 


AI 생성 이미지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독립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813년 미국에서는 ‘엉클 샘’이라는 이름이 미국을 상징하는 말로 등장했고, 1822년 브라질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1901년 중국은 열강과의 불평등한 의정서에 서명해야 했고, 1945년 조선은 해방을 맞았지만 곧바로 38도선 이남에 미군정이 들어섰다. 그리고 1977년 파나마는 미국과 새로운 운하조약(運河條約)을 체결하며 마침내 운하의 주권을 되찾는 길을 열었다. 9월 7일은 그래서 독립과 주권, 해방과 자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813년 9월 7일 — ‘엉클 샘’, 미국을 상징하는 이름이 되다

 

미국 뉴욕주 트로이의 신문 『Troy Post』가 1813년 9월 7일 미국 정부를 가리켜 ‘Uncle Sam’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군에 쇠고기를 공급하던 새뮤얼 윌슨(Samuel Wilson)의 별명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서 ‘엉클 샘’은 미국 정부와 미국인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국가적 상징도 결국 한 사람의 이름과 민간의 언어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1822년 9월 7일 — 브라질,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다

 

상파울루 인근 이피랑가 강변에서 섭정왕자 페드루가 브라질의 독립을 선언했다. 300년이 넘는 포르투갈의 지배에서 벗어나 브라질이 자신의 길을 선택한 순간이었다. 포르투갈은 1825년에야 브라질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매년 9월 7일은 브라질의 독립기념일로 기념되고 있다.

 

1901년 9월 7일 — 중국, 열강과 ‘신축조약’을 체결하다

 

의화단운동 이후 중국과 독일·영국·프랑스·러시아·일본·미국 등 열강은 베이징에서 최종의정서, 이른바 신축조약(복서의정서)을 체결했다. 중국은 막대한 배상금을 부담하고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용하는 등 가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한 나라의 주권이 외세의 힘 앞에서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다.

 

1940년 9월 7일 — 런던 대공습, ‘블리츠’가 시작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공군은 9월 7일부터 런던을 집중 폭격하기 시작했다. 이후 런던은 57일 동안 밤마다 폭격을 받았고, 수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역과 방공호로 몸을 피해야 했다. 그러나 영국은 끝내 굴복하지 않았고, 블리츠는 오히려 영국 사회의 저항과 결속을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1945년 9월 7일 — 맥아더, 38도선 이남에 미군정 설치를 선포하다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45년 9월 7일, 더글러스 맥아더는 「태평양미육군총사령부 포고 제1호」를 발표했다. 포고문은 조선이 오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적절한 시기에 자유와 독립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동시에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와 주민에 대한 통치권을 미군이 행사한다고 선언했다. 해방은 되었지만 주권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식민지배가 끝난 자리에 미·소의 분할점령과 군정(軍政)이라는 새로운 현실이 등장했고, 그것은 훗날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도 이어졌다. 국립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1945년 연표 역시 이날을 ‘38도선 이남 미군정 실시 선포’의 날로 기록하고 있다.

 

1977년 9월 7일 — 파나마, 운하의 주권을 되찾는 길을 열다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과 파나마의 오마르 토리호스 정부는 이날 워싱턴에서 파나마 운하조약과 영구중립조약에 서명했다. 조약에 따라 미국의 운하 지배는 단계적으로 끝나고, 1999년 12월 31일 운하의 운영권이 파나마로 완전히 넘어가도록 했다. 오랜 협상 끝에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관계를 재조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오늘의 탄생 인물>

 

엘리자베스 1세 Elizabeth I (1533~1603)

1533년 9월 7일 태어난 영국의 여왕. 45년간 재위(在位)하며 엘리자베스 시대를 이끌었고, 영국의 정치·문화적 영향력을 크게 확장했다. 그녀의 시대는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영국 르네상스 문화가 꽃핀 시기로도 기억된다.

 

마이클 드베이키 Michael DeBakey (1908~2008)

1908년 9월 7일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심혈관 외과의사. 인공심폐기의 핵심 기술과 혈관외과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전쟁터에서 신속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이동식 외과병원(MASH)의 발전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랜마 모지스 Grandma Moses (1860~1961)

1860년 9월 7일 태어난 미국의 민속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70대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세계적인 화가가 된 인물로, 나이는 새로운 꿈을 시작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는 상징처럼 기억된다.

 

<오늘의 타계 인물>

 

정인보 (1893~1950)

위당 정인보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국학 연구에 평생을 바친 역사학자이자 한학자였다.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귀국 후에는 『동아일보』 등에 ‘오천년간 조선의 얼’을 연재하며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일깨웠다. 해방 후에는 국학대학 초대 학장과 대한민국 초대 감찰위원장을 지냈으며, 6·25전쟁 때 납북된 뒤 1950년 9월 7일 황해도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에드워드 그레이 Edward Grey (1862~1933)

영국의 외무장관으로 1905년부터 1916년까지 재임하며 제1차 세계대전 전후 영국 외교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33년 9월 7일 세상을 떠났다.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 José Clemente Orozco (1883~1949)

멕시코 벽화운동을 대표하는 화가.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의 고통, 혁명과 역사를 거대한 벽화에 담았으며, 1949년 9월 7일 멕시코시티에서 세상을 떠났다.

 

에버렛 더크슨 Everett Dirksen (1896~1969)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한 정치인. 보수 정치인이었지만 민주당의 민권법 추진에 협력하는 등 초당적 타협을 보여준 인물로 평가받으며, 1969년 9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오늘의 한마디>

 

“해방은 남이 문을 열어주는 순간이지만, 자유는 그 문을 지나 스스로 길을 만들 때 비로소 완성된다.”

 

9월 7일의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누구의 결정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브라질은 독립을 선언했고, 중국은 열강 앞에서 주권을 크게 훼손(毁損)당했다. 조선은 해방됐지만 다시 외세의 군정 아래 놓였고, 파나마는 오랜 협상을 통해 운하의 주권을 되찾았다. 역사의 장면은 서로 다르지만 질문은 하나다. 나라의 운명은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해방은 외부에서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독립과 평화, 그리고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결국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래서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를 바라보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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