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11일

AI 생성 이미지
2001년 9월 11일 아침, 뉴욕의 맑은 하늘을 가르던 비행기 한 대가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에 충돌했습니다. 17분 뒤 두 번째 비행기가 남쪽 타워를 덮쳤고,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와 펜실베이니아의 들판에도 비극(悲劇)이 이어졌습니다. 19명의 알카에다 테러범이 네 대의 민항기를 납치해 벌인 공격으로 2,97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날 무너진 것은 건물만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인의 일상과 세계의 안보질서, 국제정치의 방향까지 거대한 충격(衝擊) 속에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테러의 공포보다 희생자들의 이름과 그들을 구하려 달려갔던 사람들의 용기입니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777년 9월 11일 — 미국 독립전쟁, 브랜디와인 전투
미국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이날 영국군이 조지 워싱턴이 이끄는 대륙군을 공격했습니다. 대륙군은 패배했고 영국군은 필라델피아로 진격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투를 거친 미국 독립운동은 결국 독립이라는 역사적 결실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1919년 9월 11일 — 3·1운동의 독립운동가 구순화, 징역형 확정
황해도 신천의 3·1만세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 구순화(具順和)에 대한 징역 6개월형이 이날 고등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그는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누며 만세운동에 참여했고, 훗날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습니다. 이름 없이 독립의 길을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1945년 9월 11일 — 해방 직후, 일본인 관리 교체 지시
광복 직후 미군정이 시작된 가운데 맥아더는 이날 하지에게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정부기관의 일본인 관리들을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해방은 찾아왔지만 곧바로 완전한 자주정부가 세워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복의 기쁨과 주권 회복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동시에 존재했던 시기였습니다.
1973년 9월 11일 — 칠레 군사쿠데타, 아옌데 정부 무너지다
칠레에서는 군부가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헌정정부를 무너뜨렸습니다. 아옌데는 대통령궁 라 모네다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이날 숨졌습니다. 쿠데타 이후 칠레에는 오랜 군사독재가 이어졌으며, 9월 11일은 라틴아메리카 현대사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비극을 상징하는 날짜가 됐습니다.
2001년 9월 11일 — 9·11 테러, 세계를 뒤흔들다
두대의 비행기가 뉴욕 맨하탄의 국제무역센터와 충돌한후 아메리칸항공 77편이 펜타곤을 공격했습니다. 네 번째 비행기인 유나이티드항공 93편에서는 승객과 승무원들이 납치범들에게 맞서 싸웠고, 비행기는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추락했습니다. 이날 희생된 2,977명은 뉴욕·워싱턴·펜실베이니아뿐 아니라 세계 90개국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소방관과 경찰관, 의료진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구조(救助)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9·11의 역사는 테러의 기록인 동시에 인간의 연대와 희생을 기억하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김호준 (1897~1919)
1897년 9월 11일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입니다. 합천의 3·1만세운동 당시 구금된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 결사대를 조직해 활동하다 1919년 순국했습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오 헨리 O. Henry (1862~1910)
미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로, 윌리엄 시드니 포터라는 본명보다 오 헨리라는 필명이 유명합니다. 1862년 9월 11일 태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인간적인 애환을 재치와 반전이 있는 이야기로 그렸습니다. 「마지막 잎새」와 「크리스마스 선물」 등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마노 히로시 Hiroshi Amano (1960~ )
1960년 9월 11일 일본 하마마쓰에서 태어난 물리학자입니다. 효율적인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 기여해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오늘날 LED 조명이 일상과 산업의 모습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과학자입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강백규 (1881~1946)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대한국민회 등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입니다. 간도청년회와 대한청년단 등에서 항일투쟁을 이어갔으며, 194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부는 그의 독립운동 공적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습니다.
살바도르 아옌데 Salvador Allende (1908~1973)
칠레의 의사이자 정치인으로 1970년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1973년 9월 11일 군사쿠데타 속에서 대통령궁을 지키다 세상을 떠났고, 이후 칠레는 17년간 군사독재를 겪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와 사회개혁, 그리고 권력 앞에서의 선택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황공호 (黃公浩 생년 미상~1919)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입니다. 105인사건과 관련해 활동했으며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가다 1919년 9월 11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96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 같은 비극(悲劇)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9월 11일은 두려움의 날로만 기억해서는 안 됩니다. 하늘에서 비행기가 사라지고 거대한 건물이 무너진 그날에도 누군가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고, 누군가는 가족에게 마지막 사랑을 전했으며, 누군가는 낯선 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역사는 결국 무엇을 파괴했는가보다 그 폐허 위에서 인간이 무엇을 선택했는가를 오래 기억합니다. 25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다시 이름을 부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증오보다 평화를 선택하겠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