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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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자유를 향해 사람들이 거리로 나선 날이 있습니다. 1810년 멕시코에서는 미겔 이달고 신부의 외침이 독립전쟁(獨立戰爭)의 불씨가 되었고, 1987년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시민의 요구가 마침내 헌법의 언어로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도 이날 이루어졌습니다. 한 사람의 외침이 역사를 움직이고, 수많은 사람의 뜻이 제도를 바꾸며, 인류의 공동 노력이 미래를 지켜가는 날입니다.
<역사 속의 주요 장면>
1810년 — 멕시코 독립의 불길을 지핀 ‘돌로레스의 외침’
멕시코의 사제 미겔 이달고 이 코스티야(Miguel Hidalgo y Costilla)는 돌로레스의 성당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스페인 식민지배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른바 ‘돌로레스의 외침(Grito de Dolores)’은 멕시코 독립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고, 오늘날 멕시코 독립기념일의 역사적 뿌리가 되었습니다.
1908년 — 자동차 산업의 거인, 제너럴모터스 출범
윌리엄 듀랜트(William C. Durant)가 뉴저지에서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의 법인 설립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후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20세기 산업과 도시, 노동과 소비문화의 모습을 바꾸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1920년 — 뉴욕 월스트리트를 뒤흔든 폭탄 테러
뉴욕 월스트리트의 J. P. 모건 건물 앞에서 마차에 실린 폭탄이 폭발해 38명이 숨지고 약 400명이 다쳤습니다.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으며, 당시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폭탄 테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1950년 — 낙동강 전선에서 총반격이 시작되다
인천상륙작전 다음 날인 1950년 9월 16일,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전선에서 총반격을 개시했습니다. 미 제8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공격으로 전환하고 국군도 주요 고지를 탈환(奪還)하면서 전선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인천상륙작전과 맞물린 이 반격은 전쟁의 국면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1987년 — 여야 개헌협상, 민주주의의 길을 열다
1987년 9월 16일 여야 8인 정치회담은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헌법개정안의 부칙까지 합의했습니다. 6월 민주항쟁 이후 이어진 협상의 결과였으며, 이 합의는 대통령 직선제와 국민의 기본권 확대 등을 담은 제9차 헌법 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거리의 요구에서 제도의 변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1987년 — 오존층을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
같은 날 세계 각국은 몬트리올 의정서에 서명했습니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의 생산과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한 국제적 약속으로, 국경을 넘어 공동의 환경문제에 대응한 대표적인 국제협력의 사례가 됐습니다. 유엔은 이날을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탄생 인물>
구상 (具常, 1919~2004)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초토의 시』 등을 통해 전쟁과 분단의 현실, 인간의 고통과 구원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했으며 언론인·교수로도 활동했습니다. 그의 시에는 역사의 격랑(激浪)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놓지 않으려는 정신이 흐릅니다.
로런 바콜 (Lauren Bacall, 1924~2014)
《소유와 무소유》, 《키 라르고》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배우입니다.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존재감으로 할리우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배우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B.B. 킹 (B.B. King, 1925~2015)
미국 블루스 음악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입니다. 특유의 기타 연주와 깊은 목소리로 블루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The Thrill Is Gone》 등을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로 사랑받았습니다.
<오늘의 타계 인물>
심훈 (沈熏, 1901~1936)
『상록수』와 「그날이 오면」으로 기억되는 작가이자 독립운동가입니다. 3·1운동에 참여해 투옥됐으며, 이후 문학을 통해 식민지 현실에 저항하고 민족의 미래를 노래했습니다. 그의 짧은 생애는 문학이 시대의 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안익태 (安益泰, 1906~1965)
「애국가」의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유럽과 미주 무대에서 활동하며 한국 음악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한국환상곡」을 비롯한 작품을 남겼으나 음악적 업적과 함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역사적 평가도 함께 존재합니다.
박두진 (朴斗鎭, 1916~1998)
조지훈·박목월과 함께 ‘청록파’를 이룬 시인입니다. 자연을 노래하는 데서 출발해 해방과 전쟁, 자유와 정의, 인간과 신의 문제까지 시의 세계를 넓혔으며, 『해』와 『거미와 성좌』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한 사람의 외침이 역사(歷史)를 시작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돌로레스의 작은 성당에서 울려 퍼진 독립의 목소리는 멕시코의 역사를 움직였고, 거리에서 터져 나온 대한민국 국민의 함성은 헌법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전쟁터에서는 한 치의 땅을 되찾기 위해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고, 전쟁이 끝난 뒤 인류는 서로의 하늘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어 약속을 맺었습니다.
역사는 거대한 힘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도, 우리가 마시는 맑은 공기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평화도 누군가가 먼저 꿈꾸고 행동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내일을 선택할 것인지 스스로 묻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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