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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한가위에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25일
글쓴이 : 뉴스로 날짜 : 2026-09-26 (토) 00:51:59

〈오늘의 역사속으로〉 9월 25일

 


AI 생성 이미지


오늘은 2026년 한가위입니다. 음력 팔월 보름, 추석(秋夕)입니다. 사람들은 한가위 달을 보며 고향을 생각하고 가족을 떠올립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에게도 추석은 마음의 거리를 가장 가까이 만드는 날입니다. 한가위는 단순히 풍성한 수확을 기뻐하는 명절만은 아닙니다. 조상에게 예를 올리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의 안부를 묻는 날입니다. 그래서 추석의 달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비추는 마음의 달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역사도 그러합니다. 국경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사람, 자유와 권리를 제도에 새긴 사람, 다른 나라 땅에서 자신의 국기를 내건 사람, 인종의 벽 앞에서 학교 문을 열어젖힌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역사속의 주요 장면]

 

1066년 — 스탬퍼드 브리지 전투, 바이킹 시대의 막을 내리다

 

잉글랜드의 해럴드 2세가 노르웨이 왕 하랄드 하르드라다의 침공군을 격파했습니다. 영국을 둘러싼 바이킹의 대규모 침략이 사실상 막을 내리는 결정적인 전투였습니다. 역사의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1513년 — 태평양이 유럽인의 시야에 들어오다

 

스페인의 탐험가 바스코 누녜스 데 발보아(Vasco Núñez de Balboa)가 파나마 지협을 넘어 태평양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에게는 새로운 바다였지만, 그 바다 건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발견이 세계의 지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1789년 — 인간의 권리를 헌법에 새기다

 

미국 의회가 헌법 수정안 12개를 주 정부에 보내 비준(批准)을 요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10개가 1791년 비준되어 오늘날 미국의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 되었습니다. 자유와 권리는 선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 속에 새겨질 때 비로소 힘을 갖습니다.

 

1882년 — 태극기가 일본 땅에 처음 게양되다

 

수신사 박영효가 일본 고베에 도착해 숙소인 니시무라야에 새로 만든 태극기를 내걸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외국 땅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입니다. 낯선 땅에서 펄럭인 한 폭의 깃발에는 한 나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려는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의 탄생인물]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 1897~1962)

미국 남부의 역사와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 소설가입니다. 《소리와 분노》,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등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기억, 상실과 화해를 그렸으며 194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 1906~1975)

20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입니다. 혁명과 전쟁, 독재와 억압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교향곡과 실내악에 인간의 고통과 긴장을 담아냈습니다.

 

바버라 월터스(Barbara Walters, 1929~2022)

미국 방송 저널리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언론인입니다. 미국 네트워크 저녁뉴스의 첫 여성 공동 앵커가 되었고, 세계적인 인물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여성 언론인의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오늘의 타계인물]

 

정지용(鄭芝溶, 1902~1950)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길을 연 시인으로, 〈향수(鄕愁)〉와 〈유리창〉, 〈백록담〉 등을 남겼습니다. 특히 “넓은 벌 동쪽 끝으로”로 시작하는 〈향수〉는 어린 시절 고향 옥천의 풍경과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으로, 시대를 넘어 고향을 떠난 이들의 마음을 울려왔습니다. 그의 시에서 고향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자리입니다. 정지용의 타계일은 추정이지만 대표작 〈향수〉가 고향·그리움의 정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선정하였습니다.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 1935~2003)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문학이론가이자 지식인으로, 서구가 동양을 바라보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오리엔탈리즘》으로 세계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학과 정치, 문화와 권력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 인물입니다.

 

프랑코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 1918~2003)

이탈리아 출신 미국 경제학자로, 소비와 저축, 금융시장에 관한 연구로 198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현재의 소비와 미래의 저축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설명하는 경제이론 발전에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조지 플림프턴(George Plimpton, 1927~2003)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직접 스포츠 현장에 뛰어들어 선수들과 같은 경험을 한 뒤 글로 기록하는 참여형 저널리즘을 개척했습니다. 기자가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현장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

 

추석은 돌아가는 날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가족에게 돌아가고, 바쁜 삶 속에서 잠시 잊었던 사람의 이름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먼 타국에서 달을 바라보는 이민자의 마음도 있고,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사람의 그리움도 있습니다. 시인 정지용이 〈향수〉에서 그려낸 고향처럼, 우리가 그리워하는 곳은 지도 위의 한 점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는 삶의 자리인지도 모릅니다. 한가위의 달은 함께 모인 사람들만을 위한 달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마음까지 비추는 달입니다. 그리움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모든 이의 마음이 한가위처럼 넉넉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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