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이번 주말,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다. 트럼프 행정부가 ICE를 사실상 정권의 사병이자 공포 통치의 도구로 전환(轉換)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최근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르네 니콜 굿의 총격 사망 사건이 전국적 분노에 불을 붙였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죽음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폭력의 필연적 결과”라며 거리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통과된 이른바 트럼프의 ‘거대하고 추악한 법안(Big Bastardly Bill)’은 ICE의 권한과 예산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했다. 해당 법안으로 승인된 ICE 예산은 미국 내 대부분의 법집행 기관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민주적 통제와 책임 장치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시민사회는 이를 두고 “ICE가 법 집행 기관의 외피를 쓴 채, 정권의 정치적 목표를 수행하는 무력 조직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cnn 캡처
이번 주 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르네 니콜 굿의 죽음은 결코 단독 사건이 아니다. 시민단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연방 요원들에 의한 총격 사건이 잇따랐고, 불과 전날에도 포틀랜드에서 두 명이 총에 맞았다. ICE 구금 중 사망자는 32명에 달한다.
총에 맞아 죽지 않더라도, 구금과 강제 추방, 가족 분리는 수많은 이들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파괴해 왔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부모가 사라진 집을 마주하는 일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닌 ‘일상’이 됐다.
이번 주말 열리는 ‘행동의 주말(Weekend of Action)’은 이러한 폭력의 연쇄를 고발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전국적 행동이다. 촛불 추모식, 침묵 행진, 종교 행사, 시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의 평화적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 주최 측은 ▲르네 니콜 굿 사망 사건에 대한 즉각적이고 독립적인 수사 ▲ICE 권한 남용에 대한 책임 추궁 ▲선출직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통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시장 제이콥 프라이의 발언도 시위 구호로 확산되고 있다. 그는 “ICE는 우리 도시에서 당장 나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주최 단체들은 모든 시위가 비폭력 원칙 아래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행동이 상징적 추모(追慕)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주말, 우리는 이 정권과 그 공범들에게 묻는다.
누가 이 폭력에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ICE에 의해 표적이 되고 공포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글 박동규 변호사 | 시민참여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