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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집에서 ‘통일닭백숙’ 잔치

이기묘대표등 양심수선생들에 훈훈한 식사대접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1-02-26 (금) 23:09:48

이기묘대표등 양심수선생들에 훈훈한 식사대접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분단의 상처에 아파하는 만남의집에 모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서울 낙성대에 위치한 만남의 집은 비전향장기수로 알려진 고령의 양심수 선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회장 김혜순)의 지원아래 현재 김영식(89) 선생 박희성(87) 선생이 상주하고 양희철(88) 선생과 양원진 선생(93)도 준 거주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25일 소박한 통일닭백숙잔치가 열렸다. 풀뿌리통일단체 액션원코리아(AOK) 이기묘 상임대표가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최근들어 만남의집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령의 장기수 선생들이 잇따라 타계하면서 북녘 송환문제가 뜨겁게 공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17일엔 대전에서 허찬형(91) 선생이, 821일엔 논산의 요양원에서 투병하던 강담(87) 선생이, 127일엔 전북지역의 마지막 양심수 오기태(88) 선생이, 그리고 지난 126일엔 박종린(89) 선생이 인천 사랑병원에서 역시 투병 끝에 별세했다.

 

20001차 송환당시 당국의 몰이해로 63명에 포함되지 못한 비전향장기수들은 모두 46. 이들은 2차 송환을 희망했지만 20년 세월이 흐르며 이젠 단 11명만이 남아있다


지난 2월 18일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선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1인시위가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지난 18일 미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하는 박희성선생



이날은 박희성 선생의 아들 동철의 환갑일이었다. 16개월때 헤어져 60년간 생이별한 아들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는 선생은 분단(分斷)의 원인을 제공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시위가 아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동료 장기수 양희철 선생이 동조시위를 했고 뜻있는 시민들 통일활동가들도 힘을 보탰다. 시위를 계기로 이기묘 대표가 만남의집 선생들을 위해 토종닭백숙을 대접하겠다며 공식 모임이 이뤄진 것이다.

 



이날 행사에 백발의 소년빨치산김영승(87) 선생이 찾아왔고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정연진 AOK 상임대표, 류경완 KIPF(코리아국제평화포럼) 대표 등 시민 활동가들이 방문했다. LA출신의 조덕남 정에스더 부부와 캐나다 토론토의 오경희씨 등 해외 동포들도 함께 해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시차도 두고 별도 공간으로 나뉘는 불편이 있었지만 뜻깊은 만남에 선생들은 시종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기묘 대표는 오늘 요리한 닭들이 공부를 많이 한 닭들인데 통일운동 하는 사람 몸속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더라. 죽도 찹쌀에 전국각지의 곡물을 섞어 통일 죽이다라고 재치있게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기묘 AOK 상임대표


93세 최고령 양원진 선생은 건배사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미국 몰아내지 않으면 통일이 안될 것 같다. 우리 함께 조국통일 완수하자라고 외쳐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했다.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평생 강철처럼 살아오신 선생님들이지만 외롭고 정 많은 분들이다. 이렇게 국내외에서 여러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너무나 따뜻한 자리가 되었다고 고마워 했다.

 


김혜순회장이 양심수 선생들을 소개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는 오경희씨는 어르신들을 위해 Monti의 차르다스, 여인의향기, 글룩의 멜로디 등 클래식과 함께 아리랑, 타향살이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연주하는 캐나다동포 오경희씨 


이어 식사와 다과를 나누며 삼삼오오 정겨운 대화의 시간이 이어졌다. 선생들의 농담에 배를 잡고 웃기도 했고 살아온 기막힌 세월에 눈물짓기도 했다. 양원진 선생은 6.25당시 전선에서 바이올린과 첼로, 북 등 악기를 직접 만들어 경연대회를 한 에피소드를 들려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만남의집 최고령 양원진선생(93)


키보드를 독학으로 배워 연주가 취미인 김영식 선생은 이날도 악보대신 숫자로 표기한 노트를 보며 홀로아리랑등 십팔번곡을 연주했다




박희성선생의 아들 환갑날 시위를 마치고 자작시 낭송을 한 양희철 선생은 한의학에 조예(造詣)가 깊다. 감옥에 있을 때 상한 몸을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 침술과 한약 탕제를 배웠다.

 


한의학에 조예가 깊은 양희철선생


소년빨치산으로 알려진 김영승 선생은 어느덧 미수(88)를 코앞에 뒀지만 페이스북 등 SNS를 자유자재로 하며 동료 장기수 소식을 전하고 빨치산 투쟁기도 연재하고 있다. 박희성 선생은 유일하게 부르는 가요가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이다. 식사할 때나 잠을 잘 때나 언제나 아들 생각을 하는 선생은 6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헤어지던 그 날의 모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김영승선생과 정성혜 사무국장


양심수후원회의 지원으로 자서전을 펴낸 양원진 선생과 김영식 선생은 이날 답례로 책을 선물했다. 양원진 선생은 <곡절많은 한 생을 살아오며>2018년 펴내 2쇄까지 발행했고, 김영식 선생은 지난해 <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를 펴냈다. 선생들의 가시밭길 족적은 행간 하나하나 허투루 읽을 수 없는 생생한 대하드라마다.

 




김영식 선생은 최근 작성한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이제 우리 민족도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찾자A4 한쪽의 육필원고를 방문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영식선생이 젊은이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들고 있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도 2017년 출간한 권오헌 문집’ <자주없이 통일없다> <양심수도 국가보안법도 없는 세상> <살아온 발자취가 역사가 되어> 3권 전질을 정연진 AOK대표와 로창현 뉴스로대표에게 선사했다.

 



정성혜 사무국장은 장기수 송환은 분단으로 생긴 우리 민족의 아픔과 미움의 과거에서 벗어나 통일을 위한 긍정의 미래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장기수 선생님들과 손 잡고 금강산에 가겠다며 뜨거운 소망을 드러냈다.

 


금강산에 손잡고 가는 그날을 그리며 박희성선생의 손을 꼭 잡은 정성혜 사무국장


권오헌 명예회장은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는 민족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주의적 실천과정이다. 분단문제의 역사성으로 볼 때 이분들은 미국에 잡힌 전쟁포로다. 제네바협정에 의거하면 당연히 조건없이 송환했어야 했다. 고문으로 강제한 것이지만 소위 전향을 시켰다면서 왜 수십년간 독방에 가두고 출소후에도 수십년간 보안관찰을 했는가.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니라는 법적 정당성은 이미 2004년에 결론이 났다. 하루속히 선생들을 북녘에 보내드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오헌 명예회장과 박희성선생



왼쪽부터 정에스더선생 김혜순회장 정성혜국장 정연진AOK대표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98세 최고령장기수 할머니의 설날 해후 (2021.2.13.)

낙성대 '만남의집'에 모인 장기수선생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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