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뉴욕위 초청 Zoom 강연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이 아니라 평화체제로 가야 한다.”
국제법전문가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4일 6.15뉴욕위원회(대표위원장 김수복)가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법제화 하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6.15뉴욕위의 월례회의 통일학습시간으로 마련된 이날 강연은 뉴욕 인사들은 물론, 필라델피아 워싱턴 LA, 한국에서까지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관호 6.15뉴욕위 공동위원장의 정세보고, 리금순위원장의 연사 약력소개에 이어 시작된 강연에서 이장희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왜 절박하며 분단배경과 정전협정이후의 역사, 평화협정과 평화체제의 상이성, 가짜유엔사 문제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변(熱辯)으로 온라인 청중들에 다가갔다.
이장희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장기분단의 극복과 한일역사정의의 회복이다. 지금 동북아는 한반도 신냉전과 미중의 신패권주의로 일촉즉발(一觸卽發)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장희 교수는 “태평양전쟁이 끝날 때 연합국 수뇌는 카이로회담과 포츠담 회담을 통해 조선을 적절한 절차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국가로 만들자고 합의했다. 이 문서는 국제조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데 1952년 샌프란시스코회의에서 그 내용이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1953년 정전체제라는 신냉전체제를 낳았고 1965년 한일협정이라는 잘못된 역사왜곡이 이어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제식민지와 태평양전쟁은 일본의 책임이자 국제사회의 책임이다. 태평양전쟁이 끝나면 제일 먼저 조선이 독립적으로 자유로운 국가 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약속이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전범국가 일본을 처벌하는 응징조항이 들어가지 못하고 일제 36년 식민지를 불법으로 명백하게 규정하지 못했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1947년 냉전이 시작되면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냉전후 동아시아에서 소련과 중국을 우방이 아니라 적대국가로 대응하면서 일본과 손을 잡기 시작했다. 그 결과 피해국가인 조선이 분리된 국가로 남고 전쟁중 피해는 양자간에 해결토록 하여 65년 한일협정체제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장희 교수는 “오늘날 독도문제와 성노예, 강제징용문제가 고스란히 남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보안법 등 냉전법령으로 수많은 독립지사, 민주인사 탄압 받고, 장기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아픔, 막대한 국방비 지출, 부당한 미군 방위비분담금, 전작권환수 지연 등 냉전 소모가 막대하다. 남과북 사이에 분단이 극복되어야 미국과 중국의 ‘divide and rule’ 패권주의에 이용당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평화협정은 전쟁의 법적 종결, 영토조항(경계선 확정) 전시중 있었던 여러 문제를 평화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포로교환 손해배상 등) 3가지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한국전 쟁은 누가 전승국이고 패전국인지 모호하다. 두 번째, 영토선이 과연 가능하냐의 문제다. 타국끼리 싸운게 아니라 동족끼리 싸운건데 어떻게 영토선을 그려 분단을 영구화하는가. 그래서 저는 한반도엔 평화협정(Peace Treaty)이라는 전통적(傳統的) 국제협정보다는 포괄적(包括的) 의미의 평화체제(Peace Regime)이 적합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평화체제엔 법적인 측면에서 전쟁의 명백한 종결, 군사적으로 서로 수십년 대치됐으니 신뢰구축조치가 반드시 들어가고 상호 불신을 방지할수 있는 국제정치적 보장 장치(4자 혹은 6자 평화보장회의)도 들어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장희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가짜유엔사 문제를 이어 거론했다. 그는 “6.25 발발이후 파견된 16개국 군대의 통합사령부(Unified Commander)가 정식 출범할때 사령관을 미국 맥아더 장군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이게 일주일후 이름이 유엔사(United Nations Commander)로 바뀌었다. 마치 유엔의 허락을 받은 것 같지만 실제로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 이후 모든 활동보고와 예산도 유엔의 조직체계속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94년 유엔의 브루토스 갈리 사무총장이 확인한 사실이다. 현재 한국에 있는 유엔사령부는 유엔과 아무 상관없는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과 관계있는 것처럼 유엔깃발을 활용하고 있다”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
한국에선 2년전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이 발족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유엔사령부의 실체와 그 문제점>이라는 한영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장희 교수는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가짜유엔사령부가 왜 유엔깃발을 사용하는지 유엔사무총장에게 확인해달라는 서한을 며칠전 보냈다. 유엔깃발 사용에 대해선 사무총장 전권 갖고 있는데 가짜 유엔사문제를 어떻게 답할지 대단히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정은 실질적 당사자인 남북이 중심국가 되야 한다. 국제법상 그렇다. 유엔사는 미국합참 태평양사령부의 관리를 받고 지시를 받는다. 유엔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한미합참사령관의 모자를 한사람이 동시에 쓰고 있다. 말이 유엔사지 뒤는 미국이다. 한반도 정책을 지시받고 유엔사가 움직인다. 유엔사의 실체는 미국이 임명한 미군들 30명에 불과하고 회의가 필요하면 파견된 16개국 무관이 모인다. 소위 참전국회의를 해도 유엔사에 매일 근무하는 실병력이 없다. 유엔사 본부는 용산에서 현재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으로 이전한 상황”이라고 낱낱이 열거했다.
이장희 교수는 “유엔사의 또하나 심각한 문제는 일본 자위대(自衛隊)가 한반도에 합법적으로 진주(進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키나와에 유엔사 지부가 있다. 한반도 유사사태시 자위대가 미군병참을 빌미로 한반도에 진입한다. 충분히 가능하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가 문제제기를 하자 일본측이 ‘남측에 진입할 때는 남한과 상의하지만 북측에 진입할 때는 우리는 상관없다’고 답한다. 대단히 심각하다,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유엔사가 유럽의 나토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장희 교수는 결론적으로 “유엔사 초기임무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종결됐고 마땅히 해체됐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엔사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남측에 모두 위임하도록 미국을 설득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이장희 교수는 아울러 대북제재의 부당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북이 6차 핵실험을 한뒤 미국이 취한 대북조치, 세컨더리 보이코트(위반한 나라는 물론, 접촉하는 개인 기업 국가 모두 제재)는 쉽게 말해 국제적 연좌제(連坐制)다. 그래서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대단한걸 했다. 북미정상의 하노이 합의도 엄청난 조치다. 그런데 미국이 전혀 실천하지 않았고 2019년 하노이회담 계기로 북미파탄이 됐다. 왜 남한이 운전자역할 끝까지 못하냐. 북은 남이 자주적인 정부 아니라는 판단으로 미국과 직접 대결해 담판 짓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는 이러한 노력이 끊임없이 지속되야 한다”는 말로 강연의 대미(大尾)를 맺었다.
강연후 열띤 질의응답이 오간 가운데 김수복 대표위원장(사진)은 “유엔사가 문제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알았지만 이정도로 심각한줄은 몰랐다. 이장희 교수님의 명강연 감사드린다. 뉴욕 등 미국에 사는 우리가 할 일이 많아졌다. <유엔사령부의 실체와 그 문제점> 책자들을 공수해서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와 유엔출입기자를 상대로 가짜유엔사 문제를 집중 성토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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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가짜유엔사 당장 해체하라” (2021.10.22.)
‘유엔사령부 실체’ 다룬 책자 출간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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