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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스러운 스캇 보라스

글쓴이 : 뉴스코리아 김홍… 날짜 : 2012-05-09 (수) 23:52:09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전트라는 스캇 보라스를 처음 만난 건 1999년 연말께였다.

당시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이던 박찬호가 한국인 에이전트 스티브 김과의 관계를 淸算(청산)하고 그와 손을 잡은 것이다.

스캇 보라스는 한국 기자들에게도 유난히 친절하게 대했다. 물론 기자들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인 직원도 고용해 한국 언론이 궁금해 하는 게 있으면 그를 통해서 일을 처리하게 하는 세심함도 보여주었다.

 

▲ 스캇 보라스. 이하 사진 www.en.wikipedia.org

그러나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 건 그가 박찬호의 장래를 보지 않고 금전적으로만 계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였다. 이미 박찬호는 1999년 시즌 초반 다저스가 6년에 약 6천만달러의 거금을 보장하는 다년계약을 제시하며 스티브 김이 다 끝낸 계약을 보라스의 조언을 받고 무산시킨 적이 있었다.

결국 박찬호는 다저스를 떠났고 5년에 6천500만달러의 조건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다. 이후 계약기간 내내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뒤 올해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1999년 다저스 제안을 받아들여 6년 계약을 했다면 지금쯤 박찬호의 야구 인생은 엄청나게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2000년 허리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충분한 휴식과 치료를 받은 뒤 복귀할 수 있었을 것이고 30대 초반의 나이에 다시 한 번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또 한 번의 빅딜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경력도 간신히 올린 124승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박찬호가 보라스와 손을 잡은 건 완전한 실패였다.

그런데 또 다른 한국인 스타플레이어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간판타자로 뛰고 있는 추신수다.

 

지난 해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다년계약을 거부했을 때 ‘데자뷰”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려를 표시한 적이 있는데 그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군복무까지 마쳐 산뜻하게 출발한 올시즌 추신수는 한마디로 중심타자, 또는 간판타자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15경기에 출장해 홈런은 아직 단 한 개도 치지 못했고 타점은 아홉 개다. 타율은 2할3푼7리.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는 공교롭게도 인디언스가 제시한 다년계약을 거부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년 동안 약 5천만달러에 이르는 계약을 거부하고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의 마음가짐은 과연 어땠을까.

분명히 이전보다 잘 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이 생겼을 게 뻔하다. 추신수는 지난해 시즌 초반 최악의 슬럼프를 경험했다. 이는 박찬호가 다저스가 제시한 6천만달러를 거부한 1999년 시즌 초반 최악의 슬럼프에 빠진 것과도 닮은 꼴이다.

거기에 슬럼프에서 벗어날 때쯤 돼서는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그 부상이 나아 제대로 활약을 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옆구리 근육 파열이 이어지며 시즌을 접었다.

다년계약이 돼 있는 선수는 이럴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부상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급했고 다칠 때마다 서둘러 경기에 출장했다. 다년계약을 거부당한 구단으로서는 그야말로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다. 청하기도 어려운데 알아서 해준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는 뜻이다.

더욱 안 좋은 건 24일 경기에서는 8회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교체됐는데 그 이유가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라는 점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힌 그 부상이다. 추신수로선 마음이 더 급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더 심한 슬럼프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렇게 따져보니 지난해 계약을 거부하도록 조언한 에이전트 보라스가 원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건 이미 엎질러진 물. 그저 추신수가 모든 걸 잘 극복하기를 바랄 뿐이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 ‘김홍식의 스포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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