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열린기자
·열린 기자 (501)
열린 기자
뉴스로는 네티즌 여러분을 위한 ‘열린 마당’입니다. 여러분이 취재한 이야기와 사진들, 화제와 에피소드, 경험한 모든 것들을 인터넷 세상의 다른 분들과 함께 공유하세요. 타 매체에 올린 글들도 출처만 밝힌다면 환영합니다. 뉴스로 관리자(newsroh@gmail.com)에게 보내주시면 편집 과정을 거쳐 ‘열린 기자’ 코너에 게재해 드립니다.

총 게시물 501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일본을 지워버린 한국?’

글쓴이 : 조민상 날짜 : 2021-04-04 (일) 04:05:24

이태리 Panorama 주간지 한국관련기사 번역오류 유감

 


 

비난을 해야 할 지 아니면 문제를 삼지 말아야 할지 애매한 경계(境界)에 자리잡은 논제가 가끔 등장한다.

 

그러나 근간 여러가지 대두되는 문제들로 인하여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중국과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아주 좋지 않은 시기라 한번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31일자 이태리 유수 주간지 Panorama에 한국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한국의 문화파워를 각 분야별로 언급하며 제법 자세하게 이태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류열풍을 설명하는 기사였다.

 

이 기사는 즉각적으로 한국사회에 언급되기 시작하였다. 41일에 이미 이태리한국문화원에서는 현지에서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여러 한인들에게 기사내용을 번역하여 이 기사를 홍보하였으며, 42일에는 한국 포탈사이트들이 1면에 이 기사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기사내용을 보면 기자가 많은 자료를 수집하여 열심히 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노고(勞苦)에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Panorama에 실린 기사 내용의 제목이다. “Perché la Corea è il nuovo Giappone.” 번역하면 한국이 새로운 일본이 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한국이 일본이 갖고 있던 위치와 위상을 획득한 이유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발전하여 새로운 일본이 되었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우리 국민은 분개까지는 모르겠으나 자존심 상하고 굉장한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된다.

 

폴란드인이 폴란드가 새로운 독일이 되는 이유혹은 이태리인이 이태리가 새로운 독일이 되는 이유라는 제목을 본다면 폴란드인과 이태리인들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기사 내용을 본다면 “Onda coreana. Soft power della Corea(한류, 한국의 소프트 파워)” 혹은 자극적으로 쓴다면 “Invasione dell’onda coreana(한류의 침공)” 등이 적당한 제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태리에서 일본문화는 대단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1908년 당시 인기대중문화였던 오페라 중에 일본을 배경으로 한 나비부인이 초연되었고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과 이태리가 동맹국이었다. 그리고 70-80년대 부터 각 TV 방송의 만화영화 대부분은 일본 만화영화였다. 사실, K Pop이 뜬 것도 J pop를 보다가 일본에서 활동하던 초창기 한국아이돌 (동방신기, 보아 등등)의 놀랄만한 성공을 본 이태리 청소년들이 K pop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러한 영향력 때문에, 관례상 기자가 쓴 글에 대한 제목을 결정하는 편집부가 위와 같은 제목을 단 것으로 보인다. 만약, Panorama 편집부가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관계에 대해 좀 더 이해하였다면 이런 제목을 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한국의 언론을 한번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것같다. 한국어로 번역된 어느 기사에도 이태리 원문의 제목 “Perché la Corea è il nuovo Giappone(한국이 새로운 일본이 되는 이유)”가 정확히 번역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사제목 번역을 보면 일본을 지워버린 한국혹은 일본신화 지워버린 한국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이태리 현지 특파원이 자의적인 애국심으로 번역한 것을 뒤도 안돌아보고 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번역된 제목만 보면 뭔가 한일전 경기에서 승리한 통쾌감이 든다. 이 기사를 읽은 우리국민들도 또한 통쾌감에 젖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리에서는 아직도 한국을 일본보다 한 수 아래인 나라로 보고 있고 그렇게 이태리인들에게 전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으며, 소위 국뽕주의한국언론은 보다 균형있고 적확한 기사를 생산하였으면 한다.

 

소수의 한국을 좋아하는 이태리인들과 모여서 한류, 한류하고 목소리를 높이다보니, 우리 문화가 이태리에 굉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자부심에 도취(陶醉)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태리인들이 일본식당에 가면 다들 요리 이름을 일본어로 주문하지만 한국식당에서는 대다수가 김치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일본 및 중국 문화전은 곳곳에서 열리지만 한국문화행사는 가뭄에 콩나기 정도이다. 그나마 몇 해전 로마에 한국문화원이 설립되어 큰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솔직히 한국문화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할 일이 정말 많다.

 

 


글 조민상 교수

 

서울 보성고 한국외대 이태리어과 졸업 밀라노 성심카톨릭대학교 철학부 역사학과 박사과정수료 밀라노 한이문화연구원 원장 역임 밀라노 국립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 계약직 교수 (2010년부터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열린 기자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reporter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주소 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전화 : 031)918-1942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