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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축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낙수장’(Fallingwater) 방문기
글쓴이 : 박동규 날짜 : 2024-09-29 (일) 14:05:12

낙수장’(Fallingwater) 방문기

 


 

학교 때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유명한 건축물 '낙수장'을 보러갔다. 나같은 건축 문외한(門外漢)도 알만큼 '구겐하임 뮤지엄'과 더불어 라이트가 지은 가장 유명한 건축 작품 중 하나다. 마침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오는 하이웨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2,3 층과 게스트 하우스는 아쉽지만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 자연,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유기적 건축' (Organic Architecture)을 만드는 것이 그의 건축 철학 이었다고 한다. 자연을 건축 내부로 불러들이고 사람과 건축이 다시 자연으로 향하는 것을 추구했다고 한다. 1930년대에 그런 친환경과 상생을 생각했다는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과 폭포를 본래 지형 그대로 사용한것

1층 거실의 바닥과 테라스의 바닥이 같은 석재료인 것

천장에서 바닥까지 내려오는 큰 창문을 열면 거실과 테라스가 이어져 나가도록 디자인 된 것

자연 전망을 최대로 확대하기 위해 벽 대신 철 기둥을 한 면으로 세운 것

석재료도 인력도 그 지역에서 구한 것

수영장 물도 계곡물을 사용한 것

게스트 하우스로 이어지는 계단 위의 캐노피를 계곡 모양으로 만든 것

등에서 그의 건축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건축가와 집주인과 관련된 매우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되었다.

 

1. 집 주인은 피츠버그의 유명 백화점 'Kaufman'의 소유주와 그의 아들 이었다

 

2. 아들 에드가 카우프만 주니어도 건축가로 콜럼비아대 교수였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었다.

 

3. 카우프만 주니어는 유명한 미술 수집가, 후원자, 기부자 였다. 피카소, 미로 등 많은 예술 작품들이 집에 전시되어 있었고 MoMA에도 기증하였다. '낙수장'도 펜주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4. 카우프만 주니어는 유태인 이어서 카네기나 록펠러 같은 주류 백인들로 부터는 소외를 당했다. 그 이유 때문인지 미국 내외의 진보적인 인물들과 교류했다.

 

5. 그중 의외의 인물이 40년 독재를 무너뜨린 멕시코 혁명기에 민중미술 운동을 이끌었던 디에고 리베로다. 리베로는 피카소등 유럽의 진보적인 화가들과 교류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혁명 후 스탈린에게 숙청 대상 1호였던 트로츠키에게 멕시코에 은신처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리베로의 세번째 부인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여성화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프리다 칼로였다.

 

6. 카우프만은 멕시코를 방문하여 리베로와 칼로 부부를 만났고 그들을 이 '낙수장'에 초대하여 머물게 했었다. 또한 그들의 작품을 미국에 처음 소개하여 미국과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7. 마지막으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한국의 '온돌'을 극찬하고 그를 응용한 온수식 온돌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를 그가 지은 수많은 건축들 중 30여 곳에 직접 활용했다.

다음은 라이트가 직접 온돌에 대해 했던 말이다. K-, K-푸드, K-드라마에 이어서 K-온돌도 유행하는 시대가 올까?^^

 

한국식 방(Korean Room)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난방 방식이다

그런데 기온이 갑자기 바뀐 것 같았다. 결코 커피 때문이 아니었다. 마치 봄이 온 듯 했다. 우리는 곧 몸이 따뜻해지고 다시 즐거워졌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훈훈함이 감돌았다. 눈에 보이는 난방시설도 없었고, 이것으로 난방이 되는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그건 정말이지 난방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기후적 사건이었다

 



Nam-Ung Kim, et al., ‘A Study on Frank Lloyd Wright’s Experience of the Korean Traditional Floor Heating System Ondol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온돌체험과 그의 건축 작품에의 적용과정 및 의미에 대한 고찰]’, Journal of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21.9 (September 2005), pp. 155 166

 

 

글 박동규 변호사 | 시민참여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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