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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지식인은 과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GFCN 주최 모스크바 ‘가짜 4.0’ 포럼…“희망만이 변화・신뢰 보장”
글쓴이 : 이상현 날짜 : 2026-09-26 (토) 22:37:40

GFCN 주최 모스크바 ‘가짜 4.0’ 포럼…“희망만이 변화・신뢰 보장”

“자본, 권력의 이해에서 벗어난 진실 규명이 지식인의 존재 이유”

 

경쟁국이나 견제(牽制)해야 할 나라를 전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경쟁국을 약화시키는 ‘가성비 높은’ 군사안보전략 중 하나다.

 

국내정치가 반전여론으로 쏠리지 않으면서 전쟁을 감행하려는 강대국이라면 당연히 이런 대리전(proxy war)의 길을 택한다. 이런 일에 이골이 난 민족이 바로 앵글로색슨이다.

 

대영제국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식민주의, 미국의 신식민주의 등을 구구절절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22일(모스크바 시간) 글로벌팩트체크네트워크(GFCN)가 주최한 ‘가짜(Fake) 4.0’ 국제포럼에서 만난 유럽의 미디어 전문가는 기자에게 한국 근대사 얘기를 들여줬다. 그는 프랑스 학자가 쓴 ‘고려국(高麗國)’이라는 소책자를 보여주면서 “구한말 조선이 러시아와 재정협약을 맺으려 하자 영국이 러일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영국은 앵글로색슨의 종갓집이다.

 

제국주의자들에게 전쟁은 배타적 경제이득을 독점, 초격차 패권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인류를 비웃는 가짜뉴스 제조자들

 

5년째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경을 초월한 앵글로색슨의 합작품이다. 교묘한 ‘틀짜기(framing)’로 비서방 진영의 눈과 귀를 통제해온 <뉴욕타임즈>조차 이미 러시아군대의 우크라이나 지역 특별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수년 전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돈바스 지역에서 전쟁을 준비했다는 점을 보도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사진제공=GFCN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시티 러시아국가센터에서 열린 ‘2026 가짜 4.0’ 포럼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이스탄불에서 젤렌스키에게 ‘협정에 서명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이후 4년여간의 피비린내 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부차시에서 2022년 3월30일 교전(交戰) 없이 부대이동 했던 러시아 군대가 민간인 수백명을 죽였다는 가짜뉴스는 보리스 총리의 전쟁 의지로 탄생한 ‘추잡한 자작극’이라는 게 러시아 외무부의 냉정한 평가다.

 

'부차학살'이라는 가짜뉴스는 실제 영국의 국영방송 <BBC>가 우연히 취재한 것처럼 알려져 <뉴욕타임즈>가 대서특필 하면서 마치 사실처럼 여겨졌다. 한국에서도 탄핵 당한 한국의 전임 윤석열 대통령이 재임 당시 부차시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가짜임을 규명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수십차례 희생자 명단 제출을 요구했지만 유엔은 번번이 궤변(詭辯)과 함께 묵살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만든 추모 시설에 70명의 희생자 명단이 등장했는데, 러시아 정부가 정밀 검증한 결과 대부분 특수부대, 정보부대 군인들이었다.

 

러시아 외무부는 22일 ‘조사 보고서 - 괴벨스의 후예 : 부차에서 벌어진 사건 조작과 키예프 정권의 연출된 학살(Goebbels’ Heirs : Fabrication of Events in Bucha and the Kyiv Regime’s Staged Bloodbaths)’을 전격 공개했다. 지금 지구촌 모든 사람들은 러시아 외무부 누리집에서 이 보고서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앵글로색슨과 힙겹게 경쟁해온 독일과 프랑스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러시아를 전쟁 당사국으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약화시키는 데 미국과 협력했다.

 

러시아 외무부 고위 관계자는 행사를 앞두고 가진 GFCN과의 비공식 만남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막으려 했던) 민스크협정을 단 한 번도 실제로 이행하거나 실행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민스크 협정에 참여했전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당시 협정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으로 대비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뢰를 잃은 서방인들

 

비서방국가 사람들은 한때 서방인, 그러니까 유럽인과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앵글로색슨 사람들을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앞선 사람들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그렇게 믿는 지구인은 크게 줄었다. 그것은 서방인들이 경쟁국을 약화시키려 비열한 대리전을 벌이는 한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자비한 폭력과 살륙을 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서방인들을 우러러보는 사람들이 아예 사라지지 않았다. 서방이 막대한 돈을 들여 구축해 놓은 미디어, 국제기구 등 소프트파워 때문이다. 크게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으로 서방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외국에 대해 자행(恣行)하는 비열한 짓들 때문에 국내정치에서 비난받을 우려를 없애기 위해, 유럽인과 앵글로색슨의 인민들 전체를 어리석게 만드는 데 몰두해왔다.

 

브라질 출신 지정학과 저널리즘 전문가 페페 에스코바르는 22일 ‘2026 가짜 4.0’ 포럼에서 “현대 자본주의를 이끄는 실리콘밸리 기술봉건주의 엘리트들은 사람들이 비판적 사고를 키우기를 원하지 않으며, 심지어 역사나 공간, 지리감각을 키우기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페페 에스코바르 / 사진=모스크바 = 이상현 기자

 

에스코바르는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은 시스템, 가치에 대한 깊은 토론을 원하지 않으며, ‘악마화’ 된 나라들(중국, 러시아, 이런, 북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을 인정하는 반론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럽연합, 유럽위원회가 매우 거창한 언어로 공식적으로 퍼뜨리는 가짜뉴스의 양은 완전히 상상을 초월하고,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운영하는 미디어와 기업이 운영하는 미디어가 경쟁적으로 가짜뉴스를 쏟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모두 같은 게임의 한가운데 있으며, 게임의 파급효과는 가짜뉴스에 대한 지구촌남부(Global South)의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제국주의에 맞선 민족자결주의가 희망의 실마리

 

전쟁 당사국이 되는 일은 많은 비용과 후유증, 불신을 낳는다. 전쟁을 피하려면 아마도 너무나 많은 것을 제국에게 바쳐야 하기 때문에, 비열한 제국주의에 맞서는 전통이 생겨났다. 반제국주의세력들은 제국주의자들의 ‘인종주의(Racism)’와 확연히 구별되는 가치, 그러니까 ‘나와 다른 모든 고유의 것을 존중하고, 각각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자’는 철학을 중시하고 계승해왔다.

 

2026년 한국은 독특한 위치에 있다. 한국전쟁에서 일부 미국인의 대리세력 이외에 ‘제국주의자들과 다른 고유의 것’을 가진 사람이 없었던 나라였다. 당연히 전쟁 이후 미국을 위한 쓰임새로 작동하며 아직도 그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제국주의자들과 다른 고유의 것’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배웠다. 볼셰비키 러시아로부터 이런 내용의 ‘민족자결주의’를 배운 결과 일본제국주의에 굴복하지 않고 싸웠으며, 그런 힘이 오늘날 독립국 지위를 가능하게 했다고 믿고 있다.

 

물론 성공한 정치혁명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결과, 독립국이 된 이후로도 항상 강대국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게 더 좋은 한국인들도 많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는 이런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싶어한다. 취임 1년이 되기 전에 미국(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브릭스(BRICS) 10개 회원국 정상들을 대부분(전쟁 중인 러시아와 이란은 빼고) 만났다.

 

‘2026 가짜 4.0’ 포럼 하루 전인 21일 글로벌팩트체킹네트워크(GFCN) 지도부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태뉴스통신사기구(OANA) 지도자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OAN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뉴스통신사들의 교류 협력체다. 한국의 <연합뉴스>측은 ‘가짜뉴스를 검증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내놓는 등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물론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심리전(인지전) 협력을 해야 했던 처지다. 당연히 하루 아침에 집단서방(collective western)의 굴레를 벗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뜻 있는 한국인들은 몸부림치며 굴레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넘어 깨어 있는 지식인들의 연대를 꿈꾸며

 

한국이 아마도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흐름은 이미 바뀌고 있다. 지구의 지식인들은 무너지고 있는 유럽을 보면서 보편적인 지혜를 얻는다. 바로 진실을 추구하고 정의로운 지구촌 인민들의 평화로운 상생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국가나 몇몇 정치지도자들이 아니라는 점을 마침내 깨달은 점이다.

 

올해 ‘가짜(Fake) 4.0’ 국제포럼을 이끈 블라디미르 타박 글로벌팩트체킹네트워크(GFCN) 회장은 “딥페이크와 허위 정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가적 차원의 법적 규제 못지않게 이용자 스스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와 비판적 사고가 핵심적인 방어선”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타박 GFCN 회장&nbsp; / 사진=모스크바=이상현 기자


지식인이 자본가나 권력자의 하수인이 아닌 오롯이 ‘지식인’으로 불릴 수 있는 근거는 ‘교과서적’이긴 하지만 명쾌하다. GFCN 전문가 그룹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 활동가 알렉산드르 게레이로(Alexandre Guerreiro, 법학박사)는 사실을 검증하는 전문가 그룹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권력이나 자본의 요구가 아닌 '진실 규명' 그 자체를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비로소 인류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으며 그런 일에 익숙한 직업을 떠올렸다. 바로 기자, 저널리스트다. 그의 말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린 언론인들에게 뼈아픈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우리는 최근 모든 것을 잃어버린 배타적 집단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추악한 민낯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목격하고 있다.

 

언론인을 포함한 지식인들이 다시 자신들을 부르는 용어에 걸맞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 희망은 쓰러지고 부서지곤 하지만, 언제나 다시 움튼다.

 

글 이상현 <엔트로피타임즈> 편집위원 |

 

러시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원, 아시아기자협회(AJA) 회원,

지구촌 팩트체크기구 GFCN 회원. 고정 칼럼 [엔트로피 網] 등을 집필

[출처] 엔트로피타임즈 (https://www.entrop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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