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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이와 내겐 꿈이 생겼다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3-05-15 (수) 22:03:21

 

 

이번 대회를 통해서 마음의 목표가 섰다. 상연이 역시 이번 시합을 통해 교훈을 얻었다. 10,000랜드(150만원)를 지출하고 배우고 가는 교훈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이다. 내년에 다시 치르는 전국 대회에서는 1만 랜드를 내고 2만 랜드의 효과를 얻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 했다.

 


 

▲ 숙소였던 요하네스버그 코파농 호텔의풍경

 

사실, 우리 아들은 좀 게으르다. 영특한 머리를 가졌지만, 노력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이번에 많은 경험과 치열한 경쟁을 함으로써.,본인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장장 8일간 경기 경험을 통해 패배의 쓰라림과 부족했던 공부로 인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비단, 제니의 그런 실수가 있다 손치더라도 상연이는 스스로 “스트롱”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체스의 기술이다. 그 중국인의 아들은 이번에 U10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제니의 억척같은 뒷바라지를 통해서 아들은 우승 할 수가 있었다. 일주일에 다섯번 이상씩 체스 코치를 두었다. 그리고 매일 형과 체스를 한 시간이상씩 했다고 한다. 반면에 상연이는 형도 없어서 연습도 못했지만 일주일에 2번 정도가 고작이었다.

 


 

중국 아이는 여러 가지로 운이 따랐다. 자신의 코치가 이번에 베이직 코치(그룹코치)로 같이 겸해 온 것이다. 베이직 코치가 3~4명이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챵구리의 개인 코치였다. 그렇다 보니, 편안하게 가정에서 배우듯.., 좀 더 많이 좀 더 폭 넓고 깊은 체스를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상연이는 메인 코치도 없었다. 베이직 코치는 기본만 가르키는 정도였다. 처음인 시합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코치에게서 불편한 마음으로 알게 된 베이직 코치(그룹코치)가 다였다.

 

좀 더 신경쓰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나 역시도 이 시합에 대해서 무지했던 것이다. 집에서도 상연이가 체스 레슨을 받을때도 항상 밖에 있다가 같이 참여 수업을 한 이후로, 코치를 바꾼지 2주일 정도 되었다. 그 때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것들이 너무 늦었다.

 


 

▲ 주니어 챔피언 무하마드 바우딘이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훌륭한 코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분위기와 마음이 약해 끊기도 쉽지도 않았다. 상연이 말이,“ 엄마 진작에 로버트(짐바브웨) 코치한테 배웠으면 좋았을 것 같다” 고 한다. 이번에 그 코치한테서 배운 것을 그나마 많이 응용(應用) 했다고 한다. 안타깝고 후회스러웠다.

코치도 베이직 코치와 프로코치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수준이 다른 것이다. 상연이는 이제 프로코치의 지도를 받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시합에서, 하루에 두 게임 밖에 하지 않는다고 했을때도 왜 두 게임만 할까 라고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상연이처럼 어린 아이가 보통 한 게임의 2시간에서 3시간 30분이 소요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잠깐 베이직 코치로부터 게임 내용을 다시 분석하고 나면 식사 그리고 잠시 릴렉스(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한 두 시간 뒤에 또 경기를 하게 된다. 결코., 적지 않은 게임이었고 결국 체력 싸움으로 연결이 되더라는 것이다.

 


 

▲ 경기에 몰두한 상연이. 두번째 승부는 장장 네시간 가까이 걸렸다

 

무술 경기 같은 가라데는 짧게 10~20분이면 충분히 집중해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반면에 체스는 2시간은 기본이고 3시간 30분까지도 집중을 해야 할 만큼 에너지를 소진한다. 그런 경기를 몇 일간, 5~6라운드를 치르게 되면은 그 다음부터 체력싸움이 되버린다. 피곤함으로 집중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체력을 보강하던가 또는 확실한 실력의 격차(隔差)로 짧은 시간에 끝내던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연이와 이것을 앞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그렇게 장시간을 부모들은 밖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쪼아려 자녀들의 시합이 끝나면 위로와 격려, 축하로 시종 일관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서성거리며 기다리고 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정말이지.., 탈진할 정도로 힘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너무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번엔 흑인코치 폴 한 사람만으로도 전국 2등을 했는데., 조금만 더 연습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다. 1차전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특별히 고강도 훈련과 부모의 지원, 하이레벨의 코치를 붙여서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상연이는 고강도 훈련도 한번에 불과했고 그 나마 개인코치 2~3번을 가기전에 붙인 것이였다.

 

또한, 이미 다른 선수들은 사비를 들여 프로코치 섭외를 해서 이곳에 오기 전 부터 게임 작전이 돌입 단계에 이른 것이다.

 

장장 8~9일간 호텔에 숙박하면서도 엄마 보다는 아빠들이 많이 온 것을 볼 수가 있었다. 프로 코치만으로도 부족해서 부모들은 다음 경기 상대에 대한 분석과 체스 게임 진행 방법까지도 진지하게 공부했다. 그리고 작전이 들어가겠지. 공격위주냐 또는 수비 위주냐..라는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 가겠지….

 


 

▲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선수들과 부모들

 

차라리 체스를 전혀 모르면 제니처럼 무조건 자기 아들에게만 집중 해 달라고 코치에게 달라 붙여서 온 사랑과 에너지를 다 받아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서도 나는 항상 양보했던 것이.., 상연이에게는 마이너스 였다.

 

그간의 이야기를 들은 큰 딸이 이런 말을 한다. “엄마, 이건 엄마 시합이 아니라 상연이 시합이야, 최상의 컨디션과 조건을 상연이에게 맞춰 줬어야 하는데., 엄마는 상연이보다, 엄마를 위해서 다 양보한 것들이야. 방의 침대부터 코치 시간, 그 해프닝 사건 다음 날, 경기전에 이야기를 다 해서 풀고 잠을 잤어야 했어”..,조언을 해준다.

 

그렇다, 항상 나는 양보를 많이 한다. 개인적인 이익에는 항상 약한 마음이 있다. 그것은 본인에게는 상관이 없지만 내가 아닌 상연이라고 생각을 했다면 달랐을 것이다. 그런 제니를 믿고 상연이를 혼자 보낼까도 고려했으니, 생각만 해도 끔찍스럽다.

 

2년전, 지금과 같은 1차 국가대표 선발전에 어린 상연이 혼자 George(조지)에 12일간을 체류하게 한 것은 무모한 것이었다. 어떻게 그런 중압감을 이기고 혼자서 그 긴 대회를 다 할 수가 있었을까…. 새삼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언젠가는 반드시 상연이를 남아공 국가대표선수로 키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중국인에게 패했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용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머리에서 진 게임은 아니다라는 생각이다. 초보 코치 엄마로써 부족했던 자질이다. 이번에 터득한 노하우로 다음 경기에서는 멋지게 훌륭하게 상연이를 뒷받침할 자신이 생겼다. 자녀 교육에 있어 중국인은 한국인보다 더 열성적으로 훈육(訓育)하고 남을 밟고 일어서서라도 최고를 만든다는 그네들의 근성을 이번에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오전에 마지막 경기를 하고 프라이징 타임을 끝으로 마치게 되었다. 이번에는 Top 3에도 못 들어갔다. 아니, Top 5에도 못 들어간 시합이 되버렸지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

나의 꿈이 하나 생겼다.

 

U20에서 전승을 거둔 무하바드 바우딘이라는 선수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고교 졸업반 선수이다. 우리 큰 딸과 같이 UCT 의대에 원서를 냈는데., 바운딘은 이번에 UCT의대에 합격했고 남아공 최고의 선수이기도 하다.

 


 

▲ 무하마드 바우딘

 

바우딘은 이번 2013년에도 최고의 명예를 안았다. 아직 한번도 이긴 선수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머리를 자랑하는 체스 챔피언이다. 나의 목표는 중국인 친구의 아들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이 친구이다. 내가 아는 친구의 아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 호텔에 머물면서 상연이와 가끔 체스를 두게도 하고 한 수 배우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도 남아공 체스 챔피언이었다. 현재까지도 남아공 체스계를 주름 잡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체스 매니아 가족이다.

 

이 바운딘처럼 상연이를 키우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선수들과 부모들

 

비슷한 면이 있다면., 상연이와 바운딘은 둘다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지만 강한 체력과 두뇌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가족의 환경이 너무 다르다. 나는, 아빠가 여기에 없는 반쪽의 기러기 부모이다.

 

하지만 바운딘은 늘상 같이 있는 남아공 최고 체스 챔피언이 돌보고 있다. 체스는 평생의 게임이다. 언젠가는 부모가 항상 동행하지 않는 혼자만의 싸움을 해야 한다. 그 때를 위해서는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좋은 사람과 배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인데 벌써 주위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나쁘다면 어찌 되겠는가.

 

숙박을 하루만 같이 해도, 그 사람의 됨됨이가 나오는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음에는 최고의 자리에서 한국인의 멋진 모습을 보이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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