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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마라톤문학
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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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반환점을 돌다

오십대는 진정한 삶을 위한 새출발의 시간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15-05-30 (토) 00:27:56

 

아침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쌀쌀하지만 우비를 입고 봄비 속으로 뛰어들었다. 오늘은 부활절 아침, 거리는 조용하다 못 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들판의 풀들은 봄비를 맞아서 초록의 물감을 한번 더 덧칠한 것 모양 푸르름이 더하다. 새들도 비를 맞으며 날아다니고 목장의 말들도 비를 맞으며 풀을 뜯고 있다. 개울물 흐르는 소리도 한 옥타브 높아졌다.

나의 심장 뛰는 소리도 한 옥타브 높아졌는데 그건 봄비 때문이 아니다. 오늘 드디어 대장정(大長征)의 반환점(返還點)을 찍는 날이다. 여섯 번째 주를 지나 일곱 번째 주 아칸소주에 들어왔다. 생각하면 지나온 발자국들이 아득하다.

통일의 작은 불씨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백지 한 장 가슴에 안고 거의 무 대책으로 뉴욕을 출발하였다. 최성권씨가 LA 일정은 다 챙겨주었고 헌팅턴 비치 마라톤 대회에 출발하는 한인 마라토너들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산타모니카 비치로 와서 박상천씨. Helen Park, 또 시카고에서 내려오신 김평순님이 첫 출발을 같이 하셨다. 그 다음날 박재현 발전문의로 부터의 따뜻한 환대와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Calimesa에서 Richard 씨와의 만남이다. 그를 만나지 않았으면 모하비 사막을 건너지 못했을 것 같다. 그가 사막을 통과하는 도로의 수퍼바이저로 내게 모든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에 무모한 나의 모험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Hualapai 인디언 가정과 Navajo 인디언 가정에서의 하룻밤도 소중한 추억이었다. 특히 인디언 할머니의 목걸이 선물은 나의 가보(家寶)가 될 것이다. Albuquerque에서 간호사 부부의 가정에서의 하룻밤도 아름다운 밤이었다. 텍사스에서 선배가 다섯 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사온 거의 두달 만에 먹어보는 한국음식 김치찌게와 감자탕 맛은 너무 꿀맛 같았다.

돌아보면 고비도 많았다. 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다 밤짐승과 마주쳤을 때, 여우와 만났을 때 고요테 두 마리와 대치하던 순간 그리고 불독 다섯 마리에 둘러싸였을 때, 그때마다 두려움의 진한 먹구름을 벗어던질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친구들이 내게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두려움과 진한 감동이 교차로 지나간다. 대자연은 경외(敬畏)와 감동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록키산맥 꼭대기에서는 눈푹풍을 만났고, 오클라호마에서는 일주일 간격으로 대형 토네이도를 비켜갔다.

 

반환점을 돈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일단 반은 지나야 때에 따라 반올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각오를 새롭게 하여야 겠다. 백세 시대에 나이도 반환점을 지난지 꽤 되었다.

오십대의 아이돌 스타는 없어도 오십대의 섹시스타는 있다. 마라톤으로 잘 관리된 오십의 나이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건강하고 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건강검진이 필요한 나이이지만 자동차 부품 몇 개 갈았다고 자동차의 수명이 다한 건 아니다. 얼마 전 내가 타던 자동차는 부품 몇 개 갈고 성능이 더 좋아졌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서 뛰다가 쉬고 싶을 때도 많고 심지어 접고 싶은 때도 많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 뛰다보면 새로운 힘이 솟구친다.

 

오십은 나이로는 마라톤의 반환점을 겨우 통과한 그 지점이다. 그리고 오십대의 인생은 이제 진정한 마라톤을 뛰기 위하여 열심히 준비운동을 끝내고 출발지점에 서 있을뿐이다. 지금껏 많은 것을 이룬 오십대도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었던 오십대도 그것은 연습이었을 뿐이다. 그건 다 무효이다. 이제 진정한 삶을 위하여 새출발하는 것이다. 오십대에 잠시 주춤하면 외로움과 후회와 몸의 고단함이 마구 우리를 앞질러 달려간다.

 

 

 

2015 5 24 강명구 13.jpg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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