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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의 마라톤문학
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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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꽃 박태나무 꽃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23-04-25 (화) 22:08:39



예수를 달랑 30냥에 팔아넘긴 유다는 나중에서야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는다. 예수는 이미 결박되었고 끌려갔으니 돌이킬 수 없음을 알고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그 돈을 성전 안에다 내던지고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 진분홍빛 꽃이 흐드러지게 핀 박태나무에 목을 매고 셀프 교수형을 당했다. 그때부터 박태나무는 유다의 꽃이 되었고 배신의 꽃이 되었다. 예수는 가시 면류관을 쓰고 죽었는데 유다는 진분홍 화려한 유다 꽃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죽었다.


부활의 주에 데살로니키로 넘어가는 올리브 언덕에 봄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그날 예수가 골고다의 언덕을 십자가를 짊어지고 오를 때에도 새들은 지저귀며 봄꽃은 자태를 뽐냈으리라! 손수레를 밀며 힘겹게 언덕을 넘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리를 이루고 피어있는 박태나무 꽃이다. 우리나라의 진달래만큼 화사하다. 산 위에서 만나는 어른 주먹만 한 엉겅퀴도 넋을 잃고 바라볼만 하다. 남의 집 정원에 핀 등꽃이나 라일락꽃은 향기가 진해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


간혹 여염(閭閻)집 정원에서 개나리꽃이 보이지만 진달래꽃은 외국의 산야에서 본적이 없다. 진달래 대신 박태나무가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해준다. 최후의 만찬 그림에 등장하는 유다는 붉은 머리칼에 노란 망토를 입고 있는 전형적인 유대인 유다의 모습이다. 노랑은 가슴이 따뜻하며 친화력은 있으나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의 이미지이다.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보면 난 아니야!”란 표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유다 나무의 진홍색과 함께 노랑은 배신의 색의 상징이 되었다.


데살로니키는 성경 66권 중 그 이름의 서신이 책 제목으로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바울은 실라와 디모데를 동반하여 마케도니아로 건너왔다. 먼저 유태인 회당을 찾아 세 차례 안식일 강론을 하여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이 성경을 믿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시기(猜忌)와 핍박(逼迫)이 닥쳤다. 일행은 성도들의 도움으로 야음을 타고 베레아로 도망칠 수 있었다.


그곳에서도 복음을 전도하고 아덴(아테네)을 거쳐 고린도로 가게 된다. 바울은 나중에 데살로니키 성도들의 믿음에 감격하여 우리 목숨까지 지켜주기를 즐겨한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바울은 이 아름다운 해변과 아크로 폴리스의 고성이 있는 데살로니키를 다시 가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나는 이 아름답다는 데살로니키를 살짝 위로 스쳐 지나서 그 도시의 아름다운 속살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내가 더 보고 싶은 아름다운 세상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유다는 현실적인 지혜가 뛰어나 금전 관계를 맡아보았다. 예수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리라 기대했으나 기대와는 달리 세상 사람들에게서 기피 당하자 실의에 빠져 불과 30냥에 스승을 팔아넘긴다. 그러나 예수가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을 보고 후회하여 돈을 돌려주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리고 유다는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다는 예수가 제시한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상에서 유대가 나아갈 방향을 찾았다. 그를 통해 해방될 유대의 미래를 꿈꾸었다. 예수의 가르침이 세상에서 펼쳐져서 그가 진짜 왕 중의 왕이 되기를 바랐다. 유대 백성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했던 예수의 장기적인 안목(眼目)을 이해하기에는 유다는 너무 먹물이 많이 묻었다. 다른 11명의 제자와는 다르게 그는 학자 출신이었다.


예수의 하나님의 나라가 오면 자신이 오른팔이 되어 펼쳐갈 세 회상의 계획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을 유다는 예수의 장기적인 비전에 조바심을 하던 유다는 덜컥 대제사장에게 달려가 예수를 밀고(密告) 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대사제들이 예수를 못 알아볼까봐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나서는 예수에게 노랑 도포를 휘날리며 다가가 선생님!” 하며 부르고는 그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었다. 유다의 키스는 배신의 영원한 징표(徵標)가 되었다.


데살로니키의 박태나무 꽃 흐드러지게 핀 언덕을 넘으며 지금껏 내가 바라는 새 회상도 유다가 바라던 새 회상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니다!”라며 외면하며 회피하며 살았던 봄꽃 같이 피어나던 젊은 날에 대한 반성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피 흘려 투쟁하지 못하고, 땀이라도 흘리려고 길 위라도 나섰으니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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