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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수의 the Game of Golf
한국의 회계 전문가에서 PGA 레슨프로로 깜짝 변신한 주인공.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의 유일한 아시안 인스트럭터로 주목받고 있다. 실기와 이론, 관리와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골프의 모든 것을 가르치는 PGA 클래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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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의 황금시대

글쓴이 : 한인수 날짜 : 2011-10-26 (수) 08:07:00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덕, 맥도널드…. 도널드 족보에 또다른 인물이 추가되야 할 것 같다. 다름아닌 루크 도널드(Luke Donald) 다.

영국 출신 골프선수 루크 도널드가 세계를 제패했다. 23일 막을 내린 PGA Tour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함으로써 PGA투어 상금왕(賞金王)이 된 것이다. 더불어 골프 양대 산맥인 유럽에서도 상금왕이 확정적이다. 유럽피언 투어는 몇 대회가 남았지만, 도널드와 2위 선수간 상금 격차가 큰 편이어서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www.pga.com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녀 선수 한 명씩을 든다면 바로 루크 도널드와 한국의 최나연이다. 4-5년 전부터 그들을 좋아했는데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두 선수는 공통점이 무척 많다. 첫째 체격이 아담해서 운동선수로는 약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두 선수는 스윙을 할 때 그들의 한계 내에서 무리하지 않고 최대한 능력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더불어 몇 가지 보탠다면 깔끔한 외모와 수수한 캐릭터, 그리고 긴장을 이겨내는 정신력 등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스윙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다.

23일의 상황을 다시 돌이켜보면, PGA Tour 상금왕은 거의 미국의 웹 심슨의 수중에 있었다. 2011년 마지막 PGA Tour 대회 Children’s Miracle Network Hospital Classic 에서 현재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는 이 대회를 꼭 우승해야 올해의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 상 등 세계 1위 선수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웹 심슨과는 상금 격차가 너무 커서 꼭 우승을 해야 하기에 그 스스로 마법을 부려야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매년 마지막 4개 대회는 ‘가을 시리즈’라고 부르는데 올해 상금랭킹 125위 안팎의 선수들이 내년도 PGA Tour Card 유지를 위한 필사의 사투(死鬪)를 벌이기때문이다. 누구든지 우승을 하면 내년에도 이 살벌한 프로의 세계에서 생존할 수 있기에 하위 랭커들의 도전은 메이저 대회만큼 치열하다.

23일의 드라마틱한 피날레는 보는 이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마지막 날 마지막 9개홀을 남기고 기적에 가까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널드는 11언더파, 리더는 15언더파, 그리고 웹 심슨은 13언더파였다.

도널드는 10번 홀부터 연속 여섯 홀 버디를 낚는 초인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어 17언더파로 게임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리더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더였던 선수는 그대로 15언더파로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고 끝마쳤고 웹 심슨 또한 한 타도 줄이지 못하고 멍하니 도널드의 매직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 보는 나 자신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 동안 타이거 우즈 혼자서 지배하던 골프계를 여러 선수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 속에서 색다른 묘미를 느끼게 했다.

이번 대회는 디즈니 월드가 있는 올랜도에서 열려서 도널드 덕으로부터 우승트로피를 받게 되는 흥미로움을 주었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웹 심슨과 4일 연속 같이 플레이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경쟁은 치열했고 보는 이들은 흥미를 더 했다.

루크 도널드는 장타자가 아니다. 항상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키는 정확성이 뛰어나며 퍼팅은 가히 퍼팅기계와 같은 수준이다. 그의 스윙을 보면 작고 가냘픈 체구에서 리드미컬하게 몸통을 이용한 바디스윙을 하는 게 눈에 확 들어 온다.

안정감 있는 체중이동과 절대 무리하지 않는 스윙은 그가 얼마나 스스로를 자제하며 일관되게 스윙 하려고 하는지를 볼 수 있다. 정확하게 핀을 향해 아이언 샷을 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투어선수 중 가장 오래 동안 쓰리퍼팅을 하지 않은 선수임을 봐도 기계적인 퍼팅은 항상 홀 인 시키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기게 한다.

이 모든 것이 멘탈이 강하지 못하면 될 수 없는 것인데, 이번 대회를 임하는 그의 각오가 우승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고 그리고 우승을 이뤘다는데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 LPGA Tour 에서 한국선수들이 거둔 100번째 우승컵 주인공은 최나연이다. 최나연의 스윙을 보면 힘들이지 않고 물 흐르듯 가볍게 중심이동으로 스윙을 한다. 거리보다는 정확성 위주로 플레이 하면서 버디 기회를 기다리면서 절대 재촉하는 법이 없어 보여서 때로는 근성이 없는 선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항상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은 그녀의 장점이며 자신감의 표출이다.

루크 도널드와 최나연은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의 선수들이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스윙과 항상 조용한 스타일의 플레이는 타이거 우즈나 애니카 소렌스탐과 같은 카리스마는 볼 수 없지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루크 도널드는 5년 전 세계랭킹 10위권일 때 이미 미래의 세계랭킹 1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말했다. 타이거 우즈의 몰락 후 영국의 리 웨스트우드와 독일의 마틴 카이머 두 명의 선수에게 1위가 이어졌지만 그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마침내 지난 5월 도널드는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지금까지 수성(守城)하고 당분간, 아니 오랜 시간 동안 도널드의 시대가 열릴 것임을 보여준다. 그는 계획을 세우고 정상에 오르는 과정 속에 준비된 세계 1인자의 모습을 갖추었기에 쉽게 몰락(沒落)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막바지 유럽피언 투어 몇 대회에서도 도널드의 최고 기량을 감상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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