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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된 조국, 한반도의 남쪽에 사는 일은 고립된 섬과 같은 무의식으로 늘 외로움의 관성이 있습니다. 평화로 하나 된 한반도를 꿈꾸고, 그 실현을 위한 움직임으로 대륙을 지향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일은 의미가 크다고 믿습니다. 풀 한 포기와 나무 한 그루의 흔들림에도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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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사랑

글쓴이 : 황룡 날짜 : 2023-07-25 (화) 12:53:58



 

 

골목이 궁금한 동네 어귀

어느 집 담장을 넘는

머리카락 요염하게 늘어뜨린

능소화(凌霄花)

어디선가 자신을 타고 오르는

매혹적인 그녀에 취한 나무

끝내 빛을 못 보게 되어

결국 파국(破局)을 맞는

치명적인 사랑, 능소화

화려한 얼굴 통째로 떨어져도

사랑했기에 여한은 없었다

 


 


능소화가 눈길을 끄는 여름입니다. 고즈넉한 시골 돌담은 물론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담벼락까지 가리지 않고 핍니다.

담쟁이 덩굴처럼 빨판이 나와 무엇이든 달라붙어 자랍니다. 하여 나무에 붙으면 결국 고사목이 되기 십상이지요.

꽃은 노랑에 가까운 주황빛인데, 요즘 빨강에 가까운 미쿡능소화가 흔하게 퍼져 있더군요. 꽃이 질 때는 동백꽃처럼 통째로 떨어지는데 시골에서는 처녀꽃이란 이름으로도 부른답니다.

옛날 양반가 정원에서만 길렀다는 능소화가 귀한 이유는 결실율이 매우 낮아 꺾꽂이나 휘묻이 그리고 포기나누기 등 인위적인 방법으로만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반면에 품위가 떨어지는 미쿡능소화는 결실율이 높아 종자에 의한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에 훨씬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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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 말고 꽃꼬리풀

 


 

이맘 때 어김없이 숲에서 만나는 꽃이다. 처음 봤을 때 꽃 이름이 '??꼬리'가 아닐까 했다. 강아지꼬리? 여우꼬리? 그런데 알고 보니 '까치수염'이란다. 뭔 까치가 수염도 있고, 저 모습을 보고 까치수염이라고 했을까 궁금했다.

 

한 여름 산 길에서 반갑던 저 꽃이 지고, 낙엽도 지고 눈 내리다 해가 바뀌어 저 꽃이 다시 또 피면, 꽃 이름이 뭐였드라? 여전히 꼬리부터 떠오른다. 그러면 한참을 생각하다 뭔 꼬리가 아닌 '까치수염'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대체 누가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저 꽃 이름을 꼬리로 추정했던 내 관념이 머리 속에 고정되고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내 고정관념을 뒷받침하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



 


<조선식물향명집>의 주해서인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를 찾아 보니 경기도에선 개꼬리풀, 강원도에선 개꼬랭이 또는 뱀풀이라고도 하며, 북한에서는 꽃꼬리풀이라고 한단다. 이 얼마나 합리적인 명명(命名)인가. 이러면 또 국가의 보안을 해치는 고무찬양이 되나?

 

어디 저 꽃 뿐이랴. 식물 이름을 찾다 보면 우리의 정서와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쌩뚱맞은 이름들이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식물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본어로 명명한 것을 무비판적으로 번역해 오늘에 이른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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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동지

 


 

국민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노는 것 보다 낚시를 더 좋아했다는 후배다. 닉네임도 '물결'인 이 친구가 숲길 걷기에 동행한지 1년이 되었다.

물 속에서는 종일이라도 서 있을 수 있는데, 산에 가는 것도, 조금 걷는 것도, 땅 위에서 움직이는 건 힘들다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친구다.

환갑 지나고 여기 저기 건강 문제가 생기고 주기적으로 병원 방문을 하게 되고 보니 좋으나 싫으나 걸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겠다 생각한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산에 같이 간다. 비 오는데 산행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다더니 이젠 우산 들고 앞장서 간다.

그의 뒤를 따르며 슬쩍슬쩍 담은 걸 엮어봤다. 우중산책 중 빗소리는 오케스트라였고 천둥은 팀파니 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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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

 


 

감자가 주렁주렁

홍감자도 주렁주렁

감자는 아직도 대가족

때 늦은 후배네 감자밭 열 이랑

셋이서 이틀을 캐는데

밭떼기로 넘겼다는 옆 밭엔

기계로 순식간에 캐 놓는다

기십 명이 담아 운반하는데

모르긴 해도

동남아에서 노동력 부족한 울 나라

도와주러 온 듯 싶다

달맞이꽃도 주렁주렁

강아지풀도 주렁주렁

우리 젊은이들 주렁주렁은 커녕

결혼도 하기 힘들다는데

앞으로 우리는 어떤 일까지

남의 나라 도움을 받게 될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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