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와 정치!
소와 닭처럼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 가지가 사실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스포츠를 통해 얻은 명성을 이용해 정치가가 되는 사람이 있고 스포츠 선수의 명성과 인기를 자신의 대중적인 지지도에 접합시키려는 정치인들도 있다. 최근 끝난 한국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출마해 화제가 됐고 미국에서는 이미 메이저리그 출신의 상원의원이나 프로레슬러 출신 주지사가 나온 게 오래 전이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 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결국은 월드시리즈 우승팀의 인기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스타를 정치가 이용하는 것에 관한 한 민주국가보다 독재나 전제주의 국가가 훨씬 심하다는 사실은 역사가 말을 해준다.
독일의 히틀러는 나치정부와 아리안 민족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했고 이에 자극 받은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는 1938년 월드컵을 열어 우승을 차지, 국민을 파시스트 깃발 아래 모았다.
냉전시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구소련과 동독을 포함한 공산국가들의 메달 경쟁은 그야말로 국력경쟁이자 체제경쟁이었다. 구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전격적으로 침략하자 미국을 포함한 많은 서방국가들이 이에 항의해 그해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코트했고 1984년 LA 올림픽 때에는 구소련을 비롯한 많은 공산 국가가 불참해 장군멍군을 불렀다.
정치로 얼룩져 두 번이나 반쪽 대회로 전락한 올림픽이 다시 온 인류의 제전이 된 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였다. 그 서울올림픽도 정통성 없는 군사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대우를 받고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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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내에서는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선 것으로 유명하지만 자신의 경기를 위해 독재자(獨裁者)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타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프리카 자이레에서 열린 조지 포먼과의 대결도 그래서 이뤄진 것. 두 선수의 엄청난 대전료 때문에 어느 누구도 경기를 주최하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결코 풍요롭지 않는 자이레 독재자 모보투가 정권 홍보를 위해 경기를 주최한 것이다. 그토록 처절하게 흑인 인권을 위해 싸우던 알리는 결코 그런 사실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게다가 경기가 벌어진 스타디움 지하는 당시 모보투 정권이 정치범이나 반정부 인사들을 가두어 놓았던 감옥이었지만 인권 복서 알리는 그런 사실에 대해 결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리는 챔피언이 된 뒤 조 프레이저와의 3차 방어전을 필리핀에서 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 알리를 비난한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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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이애미 말린스 아지 기옌 감독(사진)이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를 사랑한다고 말했다가 궁지에 몰렸다. 물론 그가 어떤 정치적 견해나 배경을 갖고 그런 건 아니다. 기옌 감독 역시 술에 취해 한 말이라며 사죄했다. 카스트로를 사랑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토록 오랜 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단어를 잘못 선택해 LOVE라는 단어가 나왔다고 궁색한 변명도 곁들였다.
숱한 설화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 빳빳한 고개를 숙이지 않던 기옌 감독이 이번에는 “생애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잘못을 시인했으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말린스 구단은 기옌감독에게 다섯 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리며 마이애미 지역 성난 민심을 달래야 했을 정도다.
세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이제 팬들은 스포츠 스타나 대중문화 스타들에게도 사회적, 정치적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다. 그 사실을 기옌이 확실히 보여주었으니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따로 없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 ‘김홍식의 스포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