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배출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최근 묘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한 연세대학 교수가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쇼라고 말한 것이 소송사태까지 비화된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소송은 취하됐지만 해당 방송에 대한 제재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연아로선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국민요정’으로 불릴만큼 압도적인 응원군을 거느린 스타가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이 힘이 약한 상대에게 소송까지 제기한 것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의 스포츠 스타는 또 다른 勸力(권력)이 돼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국민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적당히 언론을 어르고 빰치며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그런 자세 말이다.
필자도 많은 스포츠 스타 플레이어들을 취재하며 스포츠 스타가 권력화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부상에 시달리던 한 선수가 회복해 훈련을 하다 다시 몸에 이상을 느껴 훈련을 중단해 그에 대한 기사를 썼다가 그의 에이전트로부터 반협박성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어떤 선수는 기자들의 취재에 일일이 답하기가 싫었는지 자신의 지인에게 ‘언론담당관’이라는 희한한 직함을 준 뒤 모든 질문은 그를 통해 하도록 했다.
미국에 건너온 뒤 부상과 마이너리그 생활 등 시련을 겪다가 성공한 한 야구 선수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 취재 나온 기자들을 향해 “참으로 간사하십니다”라는 말을 귀국 인사말로 했다고 한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할 때에는 모른 척 하다가 조금 성적을 내고 이름이 나자 이렇게 무더기로 취재를 나왔냐는 비아냥이었다. 그의 발언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무용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도 아쉬운 건 매일처럼 그런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기사를 써야 하는 언론이나 기자들이었다. 오죽했으면 ‘모선수가 수염을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수염을 다듬은 것인지. 아니면 깨끗하면 민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웃지 못할 기사가 유명 일간지에 실렸을까.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대중스타가 많은 힘을 갖게 되는 건 오늘날 자연스런 일이 됐다. 하지만 그 힘을 등에 업고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풍자, 평론은 물론, 사실보도에도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건 부패한 힘, 부패한 권력의 전형적인 행태다.
스타가 된 선수들은 그저 훈련 열심히 하고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리고 그에 대한 보답을 얻었을 뿐이다. 어린 선수들이 복잡한 세상사를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늘 칭찬만 들어오던 그들이 스타가 된 뒤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대부분의 스포츠 스타는 성인군자와 같은 인품을 기대하기 힘든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다. 그 역할을 김연아의 힘을 앞세운 주변 사람들이 해야 하는 데 김연아의 이번 소송은 그 주변 사람들이 그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 힘을 濫用(남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 News Korea Texas, Inc.(www.newskorea.com) 제공, ‘김홍식의 스포츠세상’